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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연 '어쩌나'…구설 돌던 원장 공모 결국 취소

한국패션산업연구원 원장추천위원회 해산 결정으로 2년 2개월간 공백 계속
대구시 공무원 특정인 지원, 시민단체 의혹 제기가 발단
권익위 조사 경찰 본청 이첩…일각선 "존립 위태로운 상황"
재공모 또는 市 추천 고민 중

한국패션산업연구원 전경. 매일신문DB
한국패션산업연구원 전경. 매일신문DB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이하 패션연) 신임 원장 공모가 구설수 끝에 결국 무산됐다. 극심한 재정난에 사령탑의 장기 부재까지 맞물려 기관의 존립마저 위태로울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패션연에 따르면 연구원은 지난달 13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원장 공모를 취소하고 원장추천위원회를 해산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1월부터 공모를 진행한 패션연은 4월 서류 심사를 통과한 후보 3명에 대한 면접 심사를 할 예정이었지만 이마저도 진행하지 못했다.

신임 원장 공모를 둘러싸고 불거진 잡음이 이번 백지화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지난 3월 대구경실련 등 시민단체는 대구시 공무원들이 신임 원장 공모 과정에 개입해 특정 후보를 밀어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사건은 국민권익위원회가 '청탁금지법' 적용 여부 등을 조사한 뒤 경찰청 본청에 이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패션연 한 관계자는 "구설수에 오른 뒤 원장추천위원회는 회의 소집도 제대로 되지 않고 위원 9명 중 3명이 중도에 사퇴하는 등 부담감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패션연 원장직은 전임 원장이 지난 2019년 3월 운영 부담감을 이유로 중도 사임한 이후 현재까지 약 2년 2개월간 비어 있다.

예산 삭감, 수익 창출 어려움 등으로 오랜 기간 재정적 문제를 앓고 있는 패션연이기에 리더십 부재 장기화가 더 큰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인건비, 관리비 등 패션연 운영에 필요한 비용은 적어도 연간 25억원가량 필요하지만, 패션연이 올해 확보한 예산은 고작 19억원이다.

일각에선 패션연 존립이 위태로운 상황이라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섬유업계 한 관계자는 "봉제와 패션산업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패션연의 존재감이 갈수록 희미해져 가고 있다"며 "가뜩이나 예산도 부족한 상황에 방향성을 제시할 수장마저 없으니 그야말로 존립의 위기에 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위기 속에 패션연은 신임 원장 재공모를 하는 방안과 관리 감독 기관인 산업통상자원부나 대구시에 원장 적임자를 직접 추천받는 방안을 놓고 검토 중이다.

박재범 패션연 원장직무대행은 "현재 정관에서 원장은 섬유업종 관계자만 할 수 있게 돼 있지만 기관 운영 역량을 갖춘 인재도 올 수 있게 수정해 다시 공모하거나 산자부나 대구시에 적임자를 추천받은 뒤 검증을 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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