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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참사 부를 뻔한 울릉~포항 여객선 항로 포탄 시험 사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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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호위함에서 발사된 시운전 포탄 4발이 민간 여객선 바로 옆에 떨어지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하마터면 해외 토픽에 나올 법한 대형 참사가 벌어질 뻔했다. 민간 여객선 정규 항로 해역에서 실효적인 사전 경고도 없이 함포 사격이 이뤄졌다는 사실 자체가 충격적이다. 게다가 사고 이후 해군과 조선소 등 관계 당국들이 책임을 서로 떠넘기고 있는 모습은 볼썽사납기 그지없다.

사고는 1일 울릉도 남서쪽 24㎞ 해역, 민간 여객선들이 다니는 항로에서 일어났다. 승객들에 따르면 포탄이 가깝게는 여객선과 수백m도 안 되는 곳 등 4군데에 떨어졌고 다른 여객선도 뒤를 따라오고 있었다. 상식적으로 여객선이 다니는 해역에 포탄을 쐈다는 것 자체가 이해하기 어렵다. 피치 못할 경우라 해도 여객선사들에 대한 포 사격 사전 통보와 인지 여부 확인, 현장 무전 교신, 확성기 안내 방송 등 안전 조치를 철두철미하게 했어야 했다.

하지만 여객선들은 이날 군함 시운전 사격 사실 자체를 알지 못했다고 한다. 포탄이 여객선 앞뒤로 떨어져 물보라가 작렬하자 승무원과 승객들은 전쟁이 난 것 아닌가 공포에 떨었다고 한다. 이에 해군은 "해양안전종합정보시스템에 해상 사격 훈련 일정을 올렸다"고 해명했다. 현대중공업은 "해군과 함께 적법한 절차에 따라 시운전과 사격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해명이 더 어처구니없다. 인터넷에 공지를 올렸으니 여객선들이 알아서 포탄을 피해 다니라는 말과 무엇이 다른가.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있을 수 없는 사고가 일어난 것은 총체적 기강 해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일단은 정확한 진상 조사가 있어야 한다. 관련 규정을 위반했다면 책임자에 대한 문책이 반드시 뒤따라야 하며, 이참에 재발 방지 대책도 확실히 세워야 한다. 동해는 울릉도와 뭍을 오가는 여객선과 조업 어선들이 수도 없이 많은 곳이다. 여객선 승객과 승무원, 어부들이 자기가 탄 배를 향해 포탄이 날아들지나 않을까 두려워하면서 배에 올라타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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