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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광고에 '전문' 자유롭게 사용…지역 전문 변호사들 '우려'

변호사 업계 전체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대구 수성구 범어동 법원 앞 변호사 사무실. 매일신문 DB
대구 수성구 범어동 법원 앞 변호사 사무실. 매일신문 DB

앞으로 변호사라면 누구나 '전문 변호사'로 지칭할 수 있도록 한 대한변호사협회의 새 지침을 앞두고 지역 전문 변호사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 변호사 제도는 변호사들의 전문성을 높여 양질의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2010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혼, 상속, 형사법 등 61개 전문 분야로 나뉘어 있고, 분야별 사건 수임 건수나 관련 연수 이수 시간 등 요건을 갖춰야 전문 변호사로 활동할 수 있다. 최대 2개 분야까지 등록이 가능하며 현재 대구에 170여 명의 전문 변호사(중복 포함)가 활동하고 있다.

지난달 변협은 소송 경력 등 요건을 갖춰야 '전문 변호사'로 지칭할 수 있는 기존 규정을 바꿔 8월부터 변호사라면 누구나 '전문 변호사'로 광고할 수 있도록 했다.

다른 직역에 비해 변호사 업계의 광고 규정이 과도하고, 정상적인 홍보 활동마저 제약될 우려가 있다는 변호사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다.

이를 두고 지역 전문 변호사들은 변호사 업계 전반의 신뢰를 하락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천주현 형사전문변호사는 "법조계와 함께 전문직 양대 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의료계는 전문 분야마다 전문성을 강화하는 분위기인데 이번 변협 지침은 흐름을 역행한다"며 "누구나 전문 변호사를 표방할 수 있게 되면서 이들의 실력에 대한 신뢰가 추락할 것이고, 변호사 전체에 대한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특히 새 지침에는 '전문 변호사' 외에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전문 변호사'가 등장했는데, 변협에서 규정한 기존 요건을 갖춘 변호사만이 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변호사들은 이런 내용이 실효성을 거두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이혼 전문 변호사는 "'대한변협 등록 전문 변호사'와 이름만 '전문 변호사'의 의미를 구분하는 소비자도 적을 것이고,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라고 했다.

반면 다른 변호사는 "지역에서는 수도권만큼 전문성을 요하는 사건이 많지 않다보니 이 같은 변화가 별다른 차이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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