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힘 全大 숨은 승리자는 유승민?…'이준석 체제' 약일까 독일까

바른정당 출신과 친분 두터워 '藥', 특정인 후원 더 조심스러워 '毒'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달 31일 영남대학교에서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달 31일 영남대학교에서 '코로나 이후의 한국과 정치의 역할' 주제로 특강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11일 막을 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숨은 승리자는 유승민 전 국회의원이라는 평이 나온다. 당 대표 경선 내내 경쟁 후보로부터 '유승민계'라며 공정한 대선 관리에 의구심을 받아온 이준석 후보가 신임 대표에 당선된데 이어 청년최고위원에 선출된 김용태 후보 역시 바른정당과 새로운보수당을 거치면서 이른바 '유승민계'로 통하는 인물인 탓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당 전면에 서면서 유 전 의원에게 약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부친이 유 전 의원과 친구 사이로 과거 유 전 의원실에서 인턴으로 근무한 바 있다. 게다가 유 전 의원과 바른정당부터 바른미래당, 새로운보수당까지 정치 역정을 함께 했다. 여기에 이 대표의 정치적 멘토로 꼽히는 정병국 전 의원을 비롯해 유의동 의원, 이학재 전 의원 등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들 모두 바른정당 출신이며 유 전 의원과도 친분이 두텁다.

정치권 관계자는 "불과 5년 전 20대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내 유 전 의원과 가까운 이들이 '학살'에 가까운 공천 탈락을 겪은 것을 생각하면 격세지감(隔世之感)이다"며 "유 전 의원 자신이 직접 빛을 보는게 아니더라도 그와 뜻을 함께 했던 이들이 당에서 약진하게 될 것"이라고 평했다.

반면 이 대표에게 찍힌 '유승민계'라는 낙인이 외려 유 전 의원에게 독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표가 된 이상 보는 눈이 많아진 만큼 특정인을 돕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 대표도 이를 알기에 경선 과정에서 "내가 대표 되면 최대 피해자는 유승민, 최대 수혜자는 안철수"라는 말을 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 정치평론가는 "앞으로 이 대표 스스로 더욱 조심해서 행동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당장 '이 대표가 유의동 의원에게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등 중책을 맡길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해 유 의원이 '같은 유승민계라는 지적을 받기 싫다'며 손사래를 쳤다고 한다. 홍철호 전 의원이나 이학재 전 의원도 당직을 거부했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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