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전언 정치'를 향한 여야 정치권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윤 전 총장이 공식적인 자기 발언을 하지 않고 대변인이나 야권 정치인을 통해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는 방식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윤 전 총장은 이에 대해서도 대변인의 입을 빌려 "내 갈 길만 가겠다"며 일축했다.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금 여야 대선주자 중에 자기 입으로 말하지 않고 남에게 '전하라~!'고 시키는 사람이 누가 있는가"라며 "'전언 정치'라니 지금이 무슨 5공, 6공 때인가? 지금은 2021년 아닌가?"라고 윤 전 총장을 비판했다.
그는 이어 "정치는 검찰 수사가 아니다. 기밀을 유지해야 하는 수사와 달리 정치는 자신의 비전과 계획을 분명하게 말하고 검증 받아야 하는 일"이라면서 "행보를 물으니 '차차 알게 될 것'이라는 황당한 말로 '윤차차'라는 별명을 얻고, 언론인 출신 대변인을 세워 기자들을 받아쓰기 대회에 나온 학생 취급하는 건 '전형적인 꼰대정치 문법'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의 경쟁 상대인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윤 전 총장에 대해 "'정치를 시작하겠다'는 공식 선언은 안 한 상태에서 대변인은 있고, 좀 보통 상식하고는 안 맞는다"며 "국민한테 직전 검찰총장이 왜 정치를 하게 됐는지, 대선에 출마하면 어떤 나라를 만들겠다는 그런 약속의 말을 본인 입으로 하는 것이 정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 전 의원은 "간 보기 제발 그만하고 빨리 링 위에 올라오라"고 압박했다.
윤석열 식 전언정치를 향한 이 같은 지적은 앞서도 있었던 만큼 비난을 자초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장 김남국 민주당 의원이 전날 SNS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지인을 통한 전언으로, 측근을 통해서 툭 던지고, 자신은 뒤로 숨고, 너무 구태스러운 정치"라고 날을 세운 것.
김 의원은 "내년에 투표를 하는 국민이라면 최소한 대통령 후보자가 어떤 사람인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준비된 정책은 무엇인지, 그가 가진 경제·문화·교육·외교·국방 등의 철학은 무엇인지 이런 정도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라며 "진심으로 내년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면 견학은 그만 다니고 기자들 질문에 '직접' 답을 좀 하라"고 비판했다.
야권 대선주자로 꼽히는 원희룡 제주지사도 9일 "윤 전 총장 행보가 불투명한 면이 있다"며 "빨리 밖으로 나와 정치력을 검증받고 국민에게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심지어 친여 방송인 김어준 씨는 8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설은 억측'이라는 보도와 관련해 "입이 없는 것도 아니고, 한국말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국가경영을 하겠다 했으면 본인이 직접 육성으로 메시지를 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직격했다.
그는 전날에도 "지인, 측근, 최측근 전언을 기자들이 받아쓰고 그걸로 지지율을 유지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면서 "하루이틀도 아니고 석 달이 지났는데, 단 한 번도 본인이 육성으로 메시지를 안 낸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공세에도 불구하고 윤 전 총장은 이날도 대변인을 통해 자신의 메시지를 표출했다.
윤 전 총장은 이동훈 대변인을 통해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국민을 통합해 국가적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큰 정치만 생각하겠다"며 "내 갈 길만 가고, 내 할 일만 하겠다. 여야의 협공에는 일절 대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입당 시기도 "다 말씀드렸다"며 "더 이상 말씀드릴 게 없다"고 했다.
윤 전 총장 측이 '여야 협공'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점 등으로 미루어 이번 메시지는 민주당의 공세와 국민의힘의 입당 요구 모두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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