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델타 변이 확산에 각국 긴장 고조

중국 선전시, 코로나19 델타 변이 출현에 항공기 700편 취소
러시아 포르투갈 영국 등 폭발적 증가…WHO "세계 지배종 된다"

영국에서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급속히 확산하는 가운데 19일(현지시간) 런던 북서부 브렌트의 한 백신접종센터 앞에 시민들이 줄지어 서 있다. 전문가들은 델타 변이 확산으로 영국이 이제 코로나19 3차 유행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연합뉴스
영국에서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급속히 확산하는 가운데 19일(현지시간) 런던 북서부 브렌트의 한 백신접종센터 앞에 시민들이 줄지어 서 있다. 전문가들은 델타 변이 확산으로 영국이 이제 코로나19 3차 유행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연합뉴스

인도에서 처음 확인된 '델타'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계 곳곳에서 빠르게 확산하면서 각국의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세계 80개 이상 국가에서 확인된 이 변이는 기존 바이러스뿐 아니라 영국발 알파 변이보다도 전파력이 60%가량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전날 중국 광둥성 보건당국은 광저우, 선전, 포산, 둥관 등 4개 지역에서 코로나19 신규 환자 6명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선전에선 공항 내 식당에서 일하는 직원이 델타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선전 공항은 700편 이상의 항공편을 취소했고, 선전시와 둥관시 당국은 시 밖으로 나갈 경우 48시간 내 받은 코로나19 음성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AFP통신은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에서 19일(현지시간) 하루 신규 확진자가 9천120명 발생했다고 전했다. 팬데믹 이후 모스크바 자체 역대 최고치로, 9천명 돌파는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이다.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모스크바 확진자 중 89.3%가 델타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영국은 백신 1차 접종자가 성인 인구 81.0%에 이르지만 최근 사흘 연속으로 1만명 이상이 신규 확진됐다. 델타 변이 감염 비중이 90%를 넘으면서 이달 초 3천 명 선이던 영국의 신규 확진은 넉 달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브리스톨대 애덤 핀 교수는 BBC 인터뷰에서 "최근 젊은 층에서 델타 변이 감염이 많지만 입원 확률이 높은 것은 노인들"이라며 "지금은 노인들의 2회 접종 완료와 델타 변이 간 경쟁"이라고 말했다.

영국발 관광객들의 영향으로 델타 변이가 급속도로 확산 중인 포르투갈에선 수도 리스본에 21일까지 이동제한 조처를 단행했다. 290만 명에 달하는 주민들은 지역 내에 머물러야 하며 타당한 이유가 있는 이들만 이동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세계보건기구(WHO) 수석과학자 숨야 스와미나탄 박사는 앞서 18일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델타 변이는 전파력이 두드러지게 높아 세계적으로 지배종이 되는 과정에 있으며 이는 상당히 진척돼 있다"고 말했다.

또 인도 구자라트 생명공학연구센터 연구진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등을 토대로 델타 변이가 기존 바이러스의 항체를 회피하는 능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연구진은 논문에서 "델타 변이에선 스파이크 단백질(바이러스 외피에서 바깥으로 돌출된 단백질)에 돌연변이가 생겨 항체가 이 바이러스를 기존과 다른 것으로 인식한다. 이로 인해 델타 변이는 면역계 공격을 피해 감염력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유럽연합(EU) 정상들은 오는 24∼25일 정상회의에서 델타 변이 급확산에 따른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장관은 "문제는 델타 변이가 유럽에서 지배종이 될 것이냐가 아니라 언제, 어떤 조건에서 될 것이냐는 것"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