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전 의원이 20일 "완전히 양 진영으로 치우쳐 이쪽은 '태극기', 저쪽은 '대깨문'이라고 불리는 극렬 지지층만 쳐다보는 정치를 해서는 대한민국에 희망이 없다"며 "보수든 진보든,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깊이 고민하면서 공감대를 늘려나가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대구 달서구 계명대 성서캠퍼스에서 열린 자신의 지지 모임 '희망22포럼' 출범식에 참석해 이 같이 말했다.
2030세대가 중심이 된 이날 출범식에서 최대 화두는 단연 '공정'이었다. 유 전 의원과 이날 기조강연을 맡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조국 사태로 시작된 공정이 시대정신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진 전 교수는 "이번 정부의 모토도 '기회는 평등·과정은 공정·결과는 정의'였지만 결국 '기회는 아빠찬스·과정은 표창장·결과는 부정'이었다"며 "가재·붕어·개구리로 살아도 행복한 사회를 만들자 더니 자기 딸은 용을 만든 것 아니냐. 본인 스스로도 그런 말을 안 믿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진 전 교수가 내놓은 "'공정'의 시대정신이 여기서 끝나서는 안 된다"는 의견에도 뜻을 같이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취임과 함께 불거진 '능력주의'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유 전 의원은 "공정이라는 개념을 깊이 이해하고 출발선을 같게 해주는 노력, 기울어진 운동장을 최대한 평평하게 해주며 경쟁해야 하는 것이 맞다"며 "사회복지든 제도적 노력이든 여러 측면에서 단순한 실력주의와 경쟁, 타고난 것을 실력으로 착각하는 면은 점차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진 전 교수도 "(조민 씨가) 표창장을 위조 안 하고, 인턴을 제대로 해서 합격했다 한들 그것은 공정한 것이냐. 법적·형식적 공정에 그쳐서는 위험하다"면서 "경쟁에서 떨어진 사람은 차별받아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 사례로는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전환 논란을 들며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차별 자체가 문제인데, 그 차별을 그대로 두면서 시험으로 차별받는 사람과 차별을 가하는 사람을 나누겠다는 것을 공정으로 보는 시각이 가장 우려스럽다. 젊은이들의 분노는 그런 방향으로 나올 수 있지만, 정치는 차별을 없애는 방향으로 가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대권 행보를 본격화한 유 전 의원은 이날 스스로 "대통령직 자체에 욕심이 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진심을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 대통령만이 할 수 있는 일자리와 북핵, 경제, 외교안보 문제 등을 해결하는 데 열정과 집착을 갖고 있다. 국회의원 역시 일을 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에 불과했고, 대통령이 되더라도 똑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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