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차기 대선 주자 난립은 문 정권과 국회 무능의 결과

차기 대선이 8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선 후보들이 넘쳐 나고 있다. 22일 현재 여권에서 출마 의사를 밝힌 후보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박용진·김두관·이광재 의원, 최문순 강원도지사, 양승조 충남도지사 등 9명이다. 범야권에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유승민·장성민 전 의원, 하태경 의원,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이 출마 의지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최재형 감사원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도 출마 선언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차기 대선과 관련, 또 눈에 띄는 현상은 전·현직 국회의원이 아닌 주자들이 크게 앞서고 있다는 점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이재명 경기지사는 타 주자들과 큰 격차로 지지율 1, 2위를 달리고 있고, 최재형 감사원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도 주목받고 있다. 원외 주자들의 이 같은 약진은 문재인 정권의 무능, 불공정, 독선, 위선이 낳은 결과다. 문 정권이 얼마나 무능하고 위선적이었으면 문 정권에서 발탁하고 크게 쓴 인물들이 문 정권을 심판하겠다며 범야권 주자로 대선에 나서고, 국민적 지지를 받겠는가.

전·현직 국회의원들이 대선 주자로 주목받지 못하는 데도 그만한 이유가 있다. 여당 의원들은 임기 내내 청와대 거수기 노릇과 온갖 누더기 법안 만들기에 몰두했고, 야당 의원들은 정부 여당에 끌려다니며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정치 이력이 화려하고, 국민들을 위한다지만 말뿐임을 국민들이 아는 것이다. 오죽 인물이 없으면 지난해 윤 전 검찰총장을 내쫓기 위한 싸움에서 연전연패해 '닭 쫓던 강아지' 소리까지 들은 추 전 장관이 '꿩 잡는 매'를 자처하며 출마를 선언(23일 예정)하겠는가.

'밑천 금방 드러날 것' '배신자' '수사나 하던 사람' 등 폄훼 발언으로 국회의원 출신이 아닌 후보들을 '하수' 취급할 일이 아니라, 기성 정치인들보다 그들이 국민적 지지를 더 많이 받는 까닭을 국회의원들은 톺아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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