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손정민 씨의 아버지 손현 씨가 정민 씨 친구 A씨의 발언에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다.
손현 씨는 26일 블로그에 '사라지는 흔적'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가족께서 불의의 일을 당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사망신고를 하고나면 불가피하게 변하는 것들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손 씨는 "가장 마음 아픈 것 중 하나는 휴대전화다. 명의자 사망이 확인되면 명의변경이나 해지를 하지 않으면 순차적으로 이용정지를 거쳐 직권해지가 된다는 안내가 온다"고 설명했다.
손 씨는 "정민이 번호를 없앨 수 없으니 직권해지 전에 명의변경을 해야 하는데, 명의변경하면 SNS나 여러 사항의 변화가 예상되고 그전에 저장해둘 게 많아서 시간이 부족하다"며 "다시 그 과거로 들어가는 게 슬퍼서 작업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어 "은행계좌들도 출금이 정지되는데 정민이가 좋아하던 음악을 모아놓은 앱들도 월정액제가 결제가 안되서 결제변경하느라 힘이 든다"고 덧붙엿다.
손 씨는 "학교도 이런 경우 자퇴하지 않으면 제적 처리된다고 해서 할 수 없이 자퇴해야 했다"며 "친구가 밤에 불러서 집 앞에 나갔을 뿐인데 자퇴라니 좀 억울하다. 정민이는 학교를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하나도 없었을 것"이라며 억울함을 드러냈다.

손 씨는 이날 SBS '그것이 알고싶다'의 '의혹과 기억과 소문-한강 실종 대학생 죽음의 비밀' 편에서 나온 친구 A씨의 실제 대화 음성 화면도 함께 캡처해 올렸다.
그는 "친구라고 하다 보니 갑자기 생각나는 게 있다. 본인이 불러냈고, 한두 시간 전만 해도 다칠까 봐 편의점 냉장고 문을 잡아주고 옷까지 털어주던 정민이를 쓰러지고 나니 '그거'라고 했더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그 당시엔 경황이 없어서 몰랐는데 생각할 때마다 정민이를 '그거'라고 한게 몹시 기분 나쁘다. 이 시점에서 '그거'는 살아있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겠지. 앞으로 저도 '그거'라고 똑같이 써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손 씨는 현재 정민씨 친구 A씨를 폭행치사와 유기치사 혐의로 23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소했다.
댓글 많은 뉴스
'박정희 기념사업' 조례 폐지안 본회의 부결… 의회 앞에서 찬반 집회도
법원장회의 "법치주의 실현 위해 사법독립 반드시 보장돼야"
李대통령 지지율 50%대로 하락…美 구금 여파?
李대통령 "한국서 가장 힘센 사람 됐다" 이 말에 환호나온 이유
김진태 발언 통제한 李대통령…국힘 "내편 얘기만 듣는 오만·독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