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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당동 재건축' 공사 진동에 방바닥 꺼졌는데…10m 내만 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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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와함께] "낡은 집은 떨어져 있어도 피해"…인근 주민들 분통
시공사 “영향권 바깥 책임 못 져”…구청은 "개입 권한 없어" 뒷짐만

왼쪽에 빨간점 찍힌 곳이 피해를 주장하는 가구들이다. 오른쪽에 점선은 공사현장. 카카오맵 캡처
왼쪽에 빨간점 찍힌 곳이 피해를 주장하는 가구들이다. 오른쪽에 점선은 공사현장. 카카오맵 캡처

대구 서구 한 아파트 공사장 인근 주민들이 진동으로 주택 지반 침하와 균열이 발생했다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문제가 된 곳은 서구 내당동 e편한세상 두류역 아파트 재건축 현장. 기존 주택가 부지에 지하 3층, 지상 30층 7개 동 아파트(902가구)를 신축하는 곳으로, 지난 2019년 7월 착공해 2022년 6월 준공 예정이다.

인근 주민들은 2019년 9월부터 소음, 진동 피해 민원을 구청과 시공사 측에 전달했으며, 지난해 5월부터는 지반침하와 균열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A(45) 씨는 "지난 5월 갑자기 천장에서 전등이 떨어졌고, 평평했던 1층 바닥이 조금씩 꺼지기 시작했다. 5년 넘게 살았지만 이런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고 했다.

주민들이 피해를 주장하는 집들은 옥상 등 곳곳에 금이 가 있다. 천장도 비스듬히 기울었고, 방바닥이 마치 '싱크홀'처럼 푹 꺼진 곳도 있다. 주민들은 "아파트 공사를 시작한 후 부터 집의 일부가 기울거나 금이 가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시공사는 주민들에게 건넨 손해사정결과 안내문을 통해 "굴착 깊이, 공사 내용 등을 복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공사장에서 20~30m 범위의 집들은 진동 영향권 바깥에 위치한다"고 밝혔다. 공사로 인한 피해 책임이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공사장과의 거리가 10m이내이거나, 도로 바로 앞 집들만 보상한다는 것은 현실과 맞지 않다"며 "낡은 집들은 시공사 기준보다 더 떨어져 있더라도 진동으로 인한 파손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시공사 관계자는 "거리와 각도에 따라 진동 전달 범위가 다르다. 현재 문제가 된 집들은 공사 전에 필요성이 없다고 여겨 지반 조사를 하지 않았다. 소음과 진동 등 몸으로 느껴지는 부분의 보상은 가능하지만, 집이 내려앉는 문제는 보상이 어렵다"고 했다.

서구청 관계자는 "시공사와 주민 사이의 문제여서 구청은 개입할 수 없다"며 "주민과 합의할 수 있도록 시공사에 권유할 뿐"이라고 했다.

공사 이후 인근 주택 1층 바닥이 꺼진 모습.
공사 이후 인근 주택 1층 바닥이 꺼진 모습.
지반침하로 인해 장판이 기존의 위치(노란색 줄)보다 낮아진 모습.
지반침하로 인해 장판이 기존의 위치(노란색 줄)보다 낮아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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