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페이스북 친구를 가려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뒷말이 나오고 있다. 윤 전 총장에게 정계에서 암암리에 활약 중인 이른바 소셜 미디어 '심기 관리자'가 붙은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지난달 29일 페이스북 계정을 마련한 윤석열 전 총장은 하루 평균 게시물 3개를 올리며 대국민 소통을 시작했다. 측근의 입을 거쳐 메시지를 냈던 '전언 정치'를 벗어나 적극적인 소통에 나선 윤 전 총장의 행보에 세간의 관심이 쏟아졌다.
문제는 윤석열 전 총장이 쏟아진 페이스북 친구 신청을 선별적으로 수락하고 있어 잡음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윤 전 총장이 페이스북을 시작하자마자 친구 신청을 했던 A 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의 요청이 거절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건 페이스북의 로직 덕분이었다. A 씨가 윤석열 전 총장의 계정을 방문해 '친구 추가' 버튼을 누르면 친구 신청이 된다. 친구 신청을 받은 윤 전 총장에겐 A 씨의 친구 신청에 대해 '확인' 혹은 '삭제' 버튼 누르기, 무응답 등 3가지 선택지가 생긴다. 일단 확인 버튼을 누르면 둘은 친구가 된다. '삭제' 버튼을 누르면 A 씨에겐 다시 친구 추가 버튼이 보인다. 아무것도 누르지 않고 가만히 놔두면 A 씨에겐 '요청 취소' 버튼이 계속 보이게 된다.
윤석열 전 총장의 계정을 방문해 한 차례 친구 추가 버튼을 눌렀던 A 씨는 얼마 뒤 친구 추가 버튼이 보이는 상황에 놓였다. 다시 신청했지만 이와 같은 일은 계속 반복됐다. 윤 전 총장이 A 씨의 친구 신청에 대해 여러 번 삭제 버튼을 누른 셈이었다.
윤석열 전 총장에게 이와 같이 여러 차례 거절 당한 사람은 A 씨 외에도 다수인 것으로 파악됐다. 일각에선 "정치적 노선이 달라 거절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A 씨 외 친구 신청이 거절된 사람이 썼던 최근 글을 살펴 보면 대부분이 윤 전 총장에 대해 긍정적인 글이었다.
친구 수락은 개인의 자유지만 누리꾼 사이에서 이번 논란이 쉬 가라앉고 있지 않는 이유는 따로 있다. 윤석열 전 총장이 다수의 '익명 계정' 친구 신청을 이미 수락한 까닭이다. 윤 전 총장에게 거절 당한 사람 대다수는 되레 자신의 실명과 개인 정보를 공개한 '실명 계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익명의 계정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글 아래 여러 차례 긍정적인 댓글을 남기고 윤 전 총장이 이 댓글에 유독 집중해 '좋아요'를 누르는 장면이 여러 번 목격됐다는 점이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시절부터 존재가 드러났던 소셜 미디어 심기 관리자의 행동 방식과 유사한 형태다.
자연스레 윤석열 전 총장의 페이스북도 심기 관리자가 대신 운영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 어린 시선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 홍준표 의원 등 일부 정치인의 경우 악성 댓글을 지우거나 비판적인 사용자의 접근을 대신 차단해 주는 심기 관리자를 두고 있다.
이에 대해 윤석열 캠프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의 페이스북을 포함,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매체 전반에 대한 개편 작업 중에 있다. 통합 운영을 위해 기획, 제작, 관리 업무 또한 기존 대변인실에서 별도의 실무 인력으로 이관할 예정"이라고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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