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허모(40) 씨는 이달 말에 잡힌 휴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본격화되면서 휴가를 갈 만한 곳이 마땅치 않아서다. 유명 휴가지의 숙소는 아직 예약이 가능하지만 사람들이 몰릴까 겁나고, 가까운 곳들은 이미 숙소를 찾기가 어렵다. 집에만 있자니 아이들이 보챌 게 뻔하다. 허 씨는 "어디 하나 안전한 곳 없고, 집에만 있자니 휴가를 날리는 것 같아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4차 대유행이 휴가철과 맞물리면서 휴가지를 선택하는 사람들의 고민이 깊어진다. 장마가 끝나가면서 숙소나 교통편을 예약해야 하는데, 감염 확산세 때문에 자칫 휴가 계획 자체가 어긋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15일 항공사나 숙박 예약 플랫폼 등 업계에 따르면 아직 코로나19로 인한 대량 여행 취소는 없다. 제주도와 강릉, 여수, 경주, 부산 등 국내 주요 여름 휴가지의 숙소 예약률이 지난해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에 따르면 대구경북의 자연휴양림 내 숙소는 일부 야영데크를 제외하고는 예약이 완료된 상황이다. 다른 방문자와 거리두기가 가능한 환경이어서 비교적 감염에 안전하기 때문이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15일 현재까지는 예약 취소율이 급격하게 느는 현상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휴가 계획을 놓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막상 여행을 떠나려고 하는 사람들은 불안감을 나타낸다. 정모(35) 씨는 "코로나가 20, 30대 위주로 확산되기 때문에 혹시 휴가지에서 감염될까 걱정이 된다"며 "지난해처럼 휴가를 포기하기는 억울해서 갈등이 생긴다. 상황을 더 지켜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대구관광협회 관계자는 "올해 분위기는 본격적인 여행이라기보다는 답답한 마음에 '가까운 곳에 가서 바람이라도 쐬자'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게 대부분"이라며 "지난해보다 숙박이나 교통편 예약량 자체는 늘었지만 이 수요가 관광업의 회복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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