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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깃털과 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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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현 논설위원
이대현 논설위원

'내로남불'이란 말을 처음 쓴 정치인은 박희태 전 국회의장으로 알려져 있다. 1996년 여소야대 상황에서 여당인 신한국당이 야당 의원들을 영입한 것을 제1야당인 새정치국민회의가 공격했다. 이에 박 전 의장은 "국민회의가 (분당 과정에서) 민주당에서 의원들을 빼 간 것부터 따져 보자"며 "내가 바람 피우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인가"라고 했다. 내로남불은 문재인 정권의 이중적 행태를 비판하는 단어로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촌철살인(寸鐵殺人)의 명언을 남긴 인사로 홍인길 전 청와대 총무수석도 빼놓을 수 없다. 홍 전 수석은 1997년 한보그룹 특혜 대출 사건에 휘말렸을 때 "나는 바람이 불면 날아가는 깃털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후 권력 비리가 터질 때마다 몸통은 무사하고, 깃털만 다친다는 몸통·깃털론이 어김없이 등장한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대법원에서 징역 2년형 확정판결을 받고 수감되자 몸통·깃털론이 다시 소환됐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몸통이라고 지목했다. 그는 "김 전 지사가 대선 기간 문 대통령의 수행 비서였다"며 "이 거대한 범죄를 수행 비서가 단독으로 저질렀을 리 만무하다. 몸통은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라고 했다. 경선 때 김정숙 여사가 드루킹이 주도한 친문 단체인 경인선에 가자고 수차례나 외친 것도 문 대통령이 몸통이란 주장에 불을 붙였다.

문 대통령이 몸통이라고 거론되는 사건은 더 있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공소장엔 문 대통령이 35번이나 언급됐다. 문 대통령은 30년 친구 송철호 울산시장 당선을 '소원'이라고 했고, 청와대 내 8개 부서가 선거 공작에 나선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이다.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역시 문 대통령이 "월성 1호기는 언제 가동 중단하느냐"고 말한 뒤 일이 벌어졌다.

김경수 전 지사는 수감되면서 "외면당한 진실이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제자리로 돌아올 것을 확신한다"고 했다. 대법원 판결에 불복하면서 얼토당토않게 진실을 계속 들먹였다. 국민이 궁금해하는 진실은 김 전 지사가 얘기한 진실이 아니다. 여러 사건에서 몸통으로 지목되는 문 대통령과 관련된 진실이 낱낱이 밝혀지기를 국민은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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