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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재(人災)로 확인된 포항지진, 철저한 수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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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15일 포항을 뒤흔든 규모 5.4 지진은 지열발전소의 무리한 사업 추진과 관리 소홀, 안이한 대처 등이 빚어낸 총체적 인재(人災)였다. 29일 포항에서 열린 국무총리실 산하 포항지진 진상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의 보고회 발표 내용은 충격적이다. 정부 조사와 감사원 감사를 통해 이미 확인된 내용도 있지만 새롭게 드러난 사실도 여럿이다.

조사위 발표에 따르면 지열발전소 참여 컨소시엄은 지열발전 시험 운전으로 지진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이를 축소·은폐했다. 컨소시엄은 고압으로 물을 땅속에 채워 넣는 이른바 '수리 자극'으로 미소(微小)지진들이 발생한 사실을 확인하고도 이를 무시했다. 컨소시엄은 또한 수리 자극으로 규모 3.1 지진이 발생해 국내외 연구기관이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이 벌어졌는데도 오히려 더 많은 양의 물을 주입하기까지 했다.

심지어 수리 자극으로 규모 2.0 이상 지진이 발생할 경우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보고하는 신호등 체계를 구축해 놓고도 규모 2.2 지진이 발생하자 기준을 아예 2.5 이상으로 올리는가 하면 보고 대상 기관에서 포항시와 기상청을 제외했다. 컨소시엄 참여 주체들이 수리 자극으로 인한 촉발 지진 발생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으려는 의도를 보였다는 게 조사위 결론이다.

포항지진은 세계 지진사에 유례없는 흑역사로 남을 전망이다. 무모함과 안일함, 은폐 시도투성이였는데 지진 재난이 안 일어날 수 없었다. 하지만 조사위는 컨소시엄 참여사 및 기관만 검찰에 수사를 요청하고 최종 관리감독기관인 산업부와 에너지기술평가원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조치를 하지 않았다. 정부가 이제껏 포항지진과 관련해 사과하지 않은 마당에 조사위마저 정부 부처를 수사 요청 대상에서 빼버렸으니 제 식구 봐주기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포항지진이 불가항력 천재지변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했으니 남은 것은 상응한 책임 추궁이다. 공은 이제 검찰로 넘어갔다. 검찰은 신속하고도 철저한 수사를 통해 위법 행위자에 대해 응당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조사위의 수사 요청 대상에서 빠졌다 하더라도 수사를 통해 불법 혐의가 드러나는 정부 관계자가 있다면 엄중하게 처벌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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