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 전 지인이 택배로 올해 처음 수확한 단호박을 몇 통 보내왔다. 마트에서 일 년 내내 보아온 단호박이었기에 올해 첫 수확이란 단어가 다소 생소하게 느껴졌다. 요즘은 대부분 농식품이 제철이 따로 없이 하우스에서 재배되어 연중 시장에 나오고 있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매일 먹는 식자재가 언제가 제철인가를 잊고 살 때가 많다.
사계절이 뚜렷해 계절마다 나오는 식자재를 이용하여 음식을 만들어 먹고 건강한 삶을 영위해온 우리는 내가 먹은 음식이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계절에 따라 생산되는 먹거리를 선택해서 먹는 것은 중요하다. 제철 농식품은 계절에 따라 기후에 맞는 작물이 스스로 면역력을 가지고 잘 자란다.
그래서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거나 최소량만 사용한다. 이는 수질이나 환경보호뿐만 아니라 우리들 건강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필수적 선택이다. 제철에 햇빛을 충분히 받고 자란 농식품은 자라난 토양이 건강하여 인간에게 유용한 미생물들이 잘 생존되고 있어 충분한 광합성으로 비타민, 무기질, 식이섬유, 전분 등 영양성분이 풍부하고 맛과 향도 다른 때에 비해 훨씬 좋다.
2014년 영국 영양학 저널에 의하면 유기농 제철 작물은 해충에 맞서는 성분인 페놀과 폴리페놀을 더 많이 만들어 항산화 화합물이 더 많이 생긴다고 하였다. 그 결과 유기농 과일과 채소는 항산화제를 20~40% 정도 더 많이 함유하게 된다. 항산화제는 체내의 산화 스트레스를 낮춰주는 기능이 있으으로 현대인의 주요 질병인 심장병, 암, 2형 당뇨병의 발병률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수 있다.

풍부한 영양의 섭취뿐만 아니라 제철 식품을 이용해야 할 주요한 이유는 지구 환경적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제철에 생산되는 농산물을 선택해서 밥상을 차리면 자연스레 생산과정에서 석유, 가스, 전기등이 필요 없음으로 온실가스(이산화탄소) 배출을 억제할 수 있다. 올여름은 지난해보다 유난히 덥고 습하며 비가 거의 오지 않는 폭염의 나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가 주요한 원인이 될 수 있다.
농촌진흥청의 주요 에너지별 열량과 이산화탄소 배출 계수 등을 기초자료로 하여 노지재배와 가온재배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가온재배가 노지재배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0배~40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계속되는 지구 온난화와 기후 변화의 가속화를 막기 위해서라도 제철 노지 농산물의 이용은 소비자로서 필수 선택이 되어야 한다.
식량안보 차원에서 식량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제철 음식과 지역 식품(로컬푸드)을 먹는 것은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2009년대 56.2%에서 2014년 49.8%까지 떨어졌다. 곡물 자급률의 경우 1970년대 80.5%에서 매년 감소해 2017년 조사 결과에서는 23.4%로 감소하였다.

또한 G20(세계 경제를 이끄는 국가 및 지역 모임) 국가 중에서 한국의 식량안보지수는 32.2점으로 16위다. 식량을 자급하지 못한다는 것은 삶의 기반을 외국에 의존하여 국제적으로 식량 위기가 닥치거나 식량 무기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에 식량안보 차원에서도 식량 자급률을 높이는 것은 중요하다. 우리의 이러한 위기를 개선하기 위해서 신선한 제철 음식과 지역 식품을 소비하는 것은 중요한 실천 과제이다. 국내산 제철 농식품의 이용과 소비는 자연스럽게 생산 증대로 이어져 식량자급률을 향상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
연일 이어지는 무더위로 인한 땀의 배출로 자칫 기력이 떨어질 수 있다. 그래서 여름엔 서늘한 기운을 지닌 식품들이 제철을 이룬다. 대표적인 것이 여름 과일이다. 매실, 복숭아, 토마토와 포도, 한여름 더위를 식혀주는 참외와 수박은 당분과 함께 수분함량이 가장 많은 과일로 갈증 해소와 해열, 피로 해소에 좋다.
이 밖에도 여름 건강을 지켜주는 소중한 제철 음식은 많다. 제철의 음식을 먹고 산다는 것은 어떤 보약보다 낫고 영양과 함께 그 계절의 기(氣)를 섭취하는 것이니 우리 몸에 면역항체를 형성하며 질병 없는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해 이 계절의 건강 먹거리를 놓치지 말자.

푸드스토리텔러 노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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