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해병대 지휘관, 부하 세워놓고 사격…관용차로 제주 투어까지(종합)

SNS 커뮤니티 제보로 드러나…훈련장소에 외부 음식 반입·섭취
해병대 "징계절차 진행 중…법적 처벌 필요하면 조치하겠다"

군부대 SNS 커뮤니티
군부대 SNS 커뮤니티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올라온 제보 갈무리

경북 포항 해병대 지휘관이 사격장 사선 전방에 인원을 배치한 채 사격하고, 사격장이 아닌 곳에서 공포탄을 소비하는 등 위험하고 황당한 짓을 저지른 혐의로 군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일 해병대 제1사단 등에 따르면 1사단 소속 중령 A씨는 지난해 11월 말 사격장에서 사선 전방 오른쪽에 부사관을 세워둔 채 사격을 실시했다. 총구가 부사관에게 향한 것은 아니지만 매우 위험한 행동이었다.

A씨는 '분실한 탄피' 때문에 이 같은 짓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사격장에서 한 병사가 사격 후 탄피를 잃어버리자, 낙탄 지점을 찾기 위해 이런 행동을 했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해 중순에는 제주도 신속기동부대 임무수행 기간 중 관용차량을 타고 올레길 전 구간 투어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의 행동은 올해 들어서도 이어졌다.

지난 4월 포항에서 시행된 합동 상륙훈련에서 보급으로 나온 음식을 먹지 않고 외부에서 가져온 초밥을 먹는가 하면, 지난 6월에는 사격장이 아닌 공수훈련 강하장에서 남은 공포탄을 소비하다 들통나기도 했다.

A씨의 이런 행위를 군 당국이 조사하고 있다는 사실은 지난 1일 군부대 SNS 커뮤니티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관련 제보가 올라오면서 밝혀졌다.

제보자는 지난해 12월과 지난 6월 부대 소통함을 통해 해병대에 A씨 관련 제보를 넣었지만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자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글에서 "상식선에서 이해가 안 된다. 이렇게 많은 사안을 해병대에 제보했지만, A씨는 계속 대대장 자리에 앉아있다"며 군 당국의 조사와 처분에 불신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해병대 관계자는 "탄피와 관련해선 A씨가 지휘관으로 적절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확인돼 서면경고를 내렸고, 해당 대대도 기관경고 조치했다"며 "다른 부분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고 있다. 법적 처벌이 필요한 부분이 발견되면 조치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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