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형사처벌 대신 보호처분을 받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을 두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엘살바도르에서는 촉법소년의 처벌을 강화하는 법 개정이 이뤄졌다. 10대 초반 미성년자에게도 종신형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하는 강경 조치가 도입된 것이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12세 이상 미성년자가 살인·테러·강간 등 강력 범죄를 저지를 경우 최대 종신형에 처할 수 있도록 하는 헌법 개정안에 서명했다. 해당 법안은 15일 관보에 게재됐으며, 오는 26일부터 시행된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기존 12~18세 미성년 범죄자에게 적용되던 별도의 절차는 폐지된다. 다만 형량에 대한 정기적 재검토와 보호관찰부 석방 가능성은 일부 유지된다. 엘살바도르는 그동안 성인의 법정 최고형이 60년으로 제한돼 있었고, 청소년의 경우 이보다 낮은 형량이 적용됐다.
정부는 이번 법 시행과 함께 관련 사건을 전담할 새로운 형사 법원도 설치할 계획이다. 부켈레 대통령은 "과거의 법률 체계가 어린 범죄자들에게 면죄부를 줬다"며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엘살바도르는 2022년 국가비상사태 선포 이후 대대적인 범죄 단속을 이어오고 있다. 군과 경찰이 투입된 가운데 지금까지 약 9만1천명이 범죄단체 연루 혐의 등으로 영장 없이 체포된 것으로 집계됐다.
수감 환경 역시 국제사회에서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가 이뤄지고 있다. BBC와 CNN,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약 100명 이상의 수감자가 100㎡ 남짓한 공간에서 함께 생활하며, 24시간 조명이 켜진 상태에서 맨바닥이나 금속 선반 위에서 잠을 자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루 중 대부분을 좁은 공간에서 보내야 하며, 운동이나 교육 시간은 제한적이다. 수감자들은 삭발 상태로 단체 생활을 하고 이동 시에도 엄격한 통제를 받는다.
AP통신은 인권단체 추산을 인용해 이 같은 수용 환경 속에서 최소 500명 이상이 구금 상태에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유엔 인권사무소는 이번 조치가 아동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한국의 촉법소년 제도는 형벌보다는 교화와 보호를 우선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현행법상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 청소년이 범죄를 저지른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 아닌 '형사미성년자'로 분류돼 소년법에 따른 보호처분을 받는다. 보호처분에는 보호관찰, 사회봉사·수강명령, 소년원 송치 등이 포함된다.
최근에는 촉법소년 범죄가 증가하고 범행 수법도 강해졌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제도 개선 필요성이 공론화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연령 기준 조정 여부를 포함한 제도 전반을 검토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월 24일 국무회의에서 관련 쟁점을 일정 기간 내 정리할 것을 지시했고, 이후 관계 부처를 중심으로 논의가 본격화됐다. 성평등부 등은 공론화 과정을 통해 국민 의견 수렴에 나섰다.
이를 위해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사회적 대화' 협의체가 구성됐으며, 지난달 6일 첫 회의를 시작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같은 달 18일에는 공개 포럼이 열려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고, 이후 일반 시민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성별·연령·지역을 고려한 약 200명 규모의 시민참여단도 꾸려졌다.
협의체는 전문가 의견과 청소년 당사자의 목소리도 함께 반영하기 위해 법·제도분과위원회와 청소년특별회의 등을 병행하고 있다. 시민참여단은 숙의토론 방식으로 추가 논의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달 18일과 19일에도 토론이 진행될 예정이다. 협의체는 오는 30일 4차 회의를 통해 그간의 논의 내용을 정리하고 최종 결론을 도출할 계획이다.
다만 제도 개편을 논의하기에는 기간이 짧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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