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영진 기자의 장비 탐구생활] <19>새롭게 돌아온 두 다리 '핀치 퍼터'

2000년 초 발매 한 베스트 셀러 국내 브랜드… 10여 년 만에 부활
이완희 대표, 골퍼 요구 반영해 공인 모델도 출시 준비 중

10여 년 만에 고급화 된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 국내 브랜드 '핀치 퍼터'의 모습. 핀치 퍼터는 두 개의 넥을 채용해 퍼팅 시 헤드의 뒤툴림을 감소시킨 특허 제품이다. 김영진 기자
10여 년 만에 고급화 된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 국내 브랜드 '핀치 퍼터'의 모습. 핀치 퍼터는 두 개의 넥을 채용해 퍼팅 시 헤드의 뒤툴림을 감소시킨 특허 제품이다. 김영진 기자

10여 년 전 국내 골프업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베스트 셀러 국내 브랜드 '핀치(PINCH) 퍼터'가 새롭게 돌아왔다.

일명 '두 다리 퍼터'로 불리던 핀치 퍼터는 힐과 토우 사이의 미스샷 확률을 줄이고자 집게 형태로 넥을 2개로 설계해 퍼팅 시 스위트스팟이 일반 퍼터보다 3~4배 커지도록 확대해 관용성을 높은 것이 특징이다.

지난 2004년쯤 스톤헤드㈜가 처음 출시한 1세대 핀치 퍼터는 국내 골퍼들로부터 엄청난 찬사와 인기를 누렸다. 이후 지난 2019년 출시한 '2세대 핀치 퍼터'는 두 다리 퍼터를 최초 개발한 송영석 교수와 이완희 제이앤에스커뮤니케이션 대표가 업무협약을 통해 더욱 고급화시켜 탄생시킨 제품이다.

특히 CNC기법을 통해 SUS 304 스테인리스강을 초정밀 가공해 제작한 헤드는 부드러운 타구감과 깔끔한 디자인으로 요즘 골퍼들의 욕구를 충족시켰다.

◆핀치 퍼터 선입견 No… 고급스러움으로 돌아와

실물로 접한 2세대 핀치 퍼터는 고급스러운 색감이 기대 이상이었다. 사실 1세대 핀치 퍼터의 마감과 디자인이 요즘 추세를 따라가기엔 워낙 오래된 제품이다 보니 핀치 퍼터를 아는 대다수 골퍼도 이런 선입견에 잡혀 있던 것이 사실일 것이다.

제이앤에스커뮤니케이션은 2세대 핀치 퍼터의 헤드를 골드, 브라운, 실버 등 3가지 색깔을 제공하고 있는데 모두 중후한 느낌으로 색감이 매우 좋았다. 헤드 솔과 넥 부분에는 핀치 퍼터의 영문명(PINCH)과 함께 'PAT. PENDED(특허 출원)'라고 적혀 있어 특허권 제품임을 암시했다.

그립도 빨강, 파랑, 초록 등 3가지 색깔을 제공하는데 디자인과 촉감은 대중적인 스카티 카메론의 마타도르 그립과 매우 유사했다. 켄탁 등 여러 골프 브랜드가 마타도르 그립과 유사한 제품의 퍼터 그립을 기본으로 장착해 출시하는 추세다.

퍼터 커버의 개폐장치도 자석방식을 채택해 이용자의 편의성을 위해 많이 고심한 제작사의 노력이 엿보였다. 다만, 퍼터 커버 외피가 워낙 얇아 쉽게 마모될 것으로 예상됐다.

핀치 퍼터의 장점은 넥이 2개의 독특한 모양의 퍼터임에도 기존 사용하던 퍼터들과 이질감이 적은 부분이었다. 헤드 무게도 350g 정도로 기성 퍼터들과 큰 차이가 없어 초기 적응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어드레스 시 붉은색 정렬선도 몰입감을 높여줘 좀 더 집중된 퍼팅을 하도록 도움을 줬다. 정렬선 주변의 작은 홈은 정렬선이 3개인 것과 같은 보조적 역할도 했지만, 그린 위에서 공을 퍼터로 들어 올릴 수 있는 기능적인 역할도 수행했다.

실제 필드에서 여러 차례 테스트 해본 결과 공이 가운데가 아니라 헤드 위쪽(힐)과 아랫쪽(토우)에 맞더라도 안정감 있게 직진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새롭게 돌아온 2세대 '핀치 퍼터'는 1㎜의 오차도 없는 정교함을 위해 CNC 밀링 페이스를 채용해 유명 제품들과 견줄 수 있는 부드러운 터치감을 자랑한다. 김영진 기자
새롭게 돌아온 2세대 '핀치 퍼터'는 1㎜의 오차도 없는 정교함을 위해 CNC 밀링 페이스를 채용해 유명 제품들과 견줄 수 있는 부드러운 터치감을 자랑한다. 김영진 기자

◆비공인 아쉬움… 공인 퍼터 출시계획도

멋진 디자인과 우수한 성능에도 불구하고 핀치 퍼터는 비공인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핀치 퍼터는 헤드 힐과 토우에 2개의 넥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중심을 벗어난 타격에도 헤드의 비틀림을 줄여 공을 똑바로 굴리는 기능성이 좋아지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투어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비공인 퍼터다.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가 골프규칙에 따라 비공인으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핀치 퍼터는 두 협회가 정의한 공인 퍼터의 모양 규칙 중 '넥이 1개여야 한다', '헤드 가로 방향으로 구멍이 있으면 안된다' 등 2가지 규칙을 위배한다.

이 때문에 최근 테일러메이드에서는 가로 방향의 구멍을 메운 삼각형 넥을 채용한 '트러스'라는 공인 퍼터를 출시했고 타이거 우즈와 더스틴 존슨 등이 사용해 화제가 됐다. 실제 더스틴 존슨은 트러스 퍼터를 사용해 '2020 PGA 투어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트러스 퍼터의 원조격인 핀치 퍼터도 공인 퍼터 제작에 대한 골퍼들의 요구에 따라 현재 후속 모델 제작을 준비 중이다.

이완희 대표는 "골프 강국 한국에서 우리나라 골프 브랜드가 쇠퇴하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운 마음도 들어서 핀치 퍼터의 성공 신화를 이어가고자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고 이윤보다는 품질에 더욱 신경 쓰고 있다"며 "현재 우리나라에는 골프채를 직접 제작할 수 있는 업체가 거의 없어 기성 브랜드처럼 단조 기술이 발달한 중국에서 헤드를 제작하고 있지만, 퍼터는 밸런스가 가장 중요한 장비이기 때문에 최종 조립은 국내에서 작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현재 핀치 퍼터 공인모델 출시를 위한 작업도 진행되고 있어 곧 골퍼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라며 "국내 선수들이 해외 제품만 사용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는데 우리나라 제품을 사용해 세계 대회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소원"이라고 밝혔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