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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2천억원" 미국복권 자판기 '우후죽순'…당첨금 못줘? 적법성 논란

경북 영천 등 6개 시·군 11개, 전국 120여개…당첨금 수령 여부 의문 등 의견 분분
사감위 ‘해외복권 구매 및 가맹점 개설 주의보’ 발령 VS 회사측 “국내 복권법, 사행행위법 포함 안돼”

영천시 야사동에 있는 미국 복권 구매대행 가맹점내 무인 키오스크와 당첨내역 안내문. 강선일 기자
영천시 야사동에 있는 미국 복권 구매대행 가맹점내 무인 키오스크와 당첨내역 안내문. 강선일 기자

미국 복권 구매대행 무인 발급점(키오스크 가맹점)이 전국적으로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적법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사행성 시비와 함께 구입한 복권으로 실제 당첨금을 받을 수 있는지 등의 의견이 분분하기 때문이다.

4일 영천시 야사동에 있는 13㎡ 규모의 한 점포. 이곳은 미국 복권 구매대행 가맹점으로 내부에는 무인 키오스크 1대가 설치돼 있다. 키오스크 화면에는 게임당 5천500원인 '메가밀리언'과 '파워볼' 등 2개 복권 당첨금이 2천억원을 훌쩍 넘기며 판매 마감시간을 표시하고 있었다.

미국 복권은 1등 당첨 확률이 2억~4억 분의 1로 국내 로또 당첨 확률 840만 분의 1에 비해 크게 낮지만, 그만큼 당첨금은 높다. 때문에 일확천금을 노리는 20, 30대를 중심으로 구매자가 늘면서 가맹점 역시 급증하고 있다.

올해 1월 설립된 미국 복권 구매대행 서비스업체 A사의 경우 영천·경산·포항·구미 등 경북 6개 시·군에 11곳을 포함해 전국에 120여 개 키오스크 가맹점을 둔 것으로 전해졌다.

가맹점주 B씨는 "매장 임대비를 제외하면 키오스크 1대 기준 창업비용이 1천만원 정도라 부담이 적고 판매수수료는 15~20%로 높은 편"이라며 "수도권 가맹점의 경우 한달 매출이 최고 7천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문제는 미국 복권 구매대행 서비스가 국내 복권법 등에서 아직 합법화되지 않은 상태인 데다 당첨시 천문학적 상금 수령에 대해 불명확하다는 점이다.

국무총리 산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관련 피해를 신속히 막을 필요가 있어 경찰에 수사 의뢰 조치를 했다. 업체에 대한 온·오프라인 감시 강화와 함께 복권위원회 등 유관기관과 복권법 보완 등을 협의중"이라며 해외복권 구매 및 가맹점 개설 주의보를 발령했다.

이에 대해 A사는 "해외제품을 구매대행하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국내 복권법, 사행행위법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국내에서 당첨자가 나와 당첨금을 받는다면 의심은 다 해결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미국 복권 구매대행 매장 내부에 붙어있는 가맹점 가입 및 구매 안내문. 강선일기자
미국 복권 구매대행 매장 내부에 붙어있는 가맹점 가입 및 구매 안내문. 강선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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