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황환수 프로의 골프 오디세이] <63>첨단 기기와 아날로그적 노력

"볼의 스핀이나 움직임은 몸 수련의 결정체"

황환수
황환수

정확하고 효율적인 골프 연습방법은 무엇일까?

골프에 입문한 뒤 프로와 아마추어를 구분하지 않고 모두 한마음으로 고민하는 화두다.

최근 골프는 과학적 기술들이 다양하게 개발되고 접목됨에도 실제 골퍼들이 기기나 과학적 운용 방법을 통해 스스로 실력이 확연하게 달라졌다는 이야기는 그닥 들리지 않는다.

필자는 오랜 기간에 걸쳐 골퍼의 연습 방법과 유행같은 흐름의 추세를 살펴봐 왔다. 라디오에서 첨단 화상화면이 손안에 잡히는 유튜브 시대까지 훑어 보면 연습 방식의 시각적인 진화는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한 것이 사실이다.

볼의 궤적을 쫓는 광센서, 빛 추적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휘두른 클럽헤드의 속도를 측정하는 기기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다양한 기종들이 앞다퉈 출시되고 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모든 기기가 정작 골퍼의 근육 움직임에 대한 측정 값이나 근육의 생리적 움직임에 대한 포착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질 않는다.

오로지 볼의 움직임과 헤드의 패스, 즉 가는 길에 대한 궤적 추적이 전부다. 심지어 이 추적의 정확도를 놓고 골프업계는 골프기술의 진보라고 얘기하는 데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만약 이와 같은 정의가 사실이라면 축구나 테니스, 농구 등 구기종목들은 볼의 스피드, 궤적을 살피고 탐구해 선진적인 기술향상을 성취했다고 단언해야 함에도 아직 필자는 그런 자화자찬을 엿듣지 못했다.

단지 볼의 스피드 궤적은 자신의 기량을 점검하고 개선하는 데 지극히 도구로 활용될 뿐, 유독 골프에서 측량하는 볼 스피드 지상주의를 지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결국 신체의 근육 움직임으로 일정한 성취를 얻게 되는 스포츠는 테크니컬한 기기들의 진화가 이뤄진다손 치더라도 아날로그적 방식의 훈련과 연습이 선행된 이후에 보조적 지원으로 참조된다.

훈련과 연습은 신체적 근육의 변화와 함께 생리적으로 땀과 몰입의 정신상태를 요구한다. 골프에서 볼스피드( 헤드스피드)는 골퍼의 실력유무에 따라, 또 개인의 기량에 따라 변화되기 마련이다.

이를 개선하는 것은 기기의 스피드 측량 값이 아니라 아날로그적 노력과 올바른 방식의 훈련에 매진하는 것이 정답이다.

실제로 헤드와 볼에 집중된 방식의 기기들은 골퍼들의 손목이나 팔동작을 과도하게 움직이게 하는 부작용을 낳아 되레 정상적인 스윙을 망치는 주범이 된다. 특히 골퍼는 자신이 휘두른 샷의 결과가 화면의 데이터로 확인하는 것으로 훈련의 성과를 달성했다고 여기기 십상이다.

근육의 단련은 샷의 결과에 따라 매순간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우직스럽게 노력해 기술적 습관이 무의식으로 표현될 때 비로소 성과를 얻을 수 있다.

훈련이나 레슨은 골퍼의 스윙을 관찰하고 전체적인 조화에 대한 다각적 조언을 얻는 방식이다. 그러나 골퍼가 계측기의 도움을 받은 볼과 클럽헤드 스피드, 또는 클럽헤드의 접근 각도 등의 확인은 지극히 부수적인 결과물일 뿐이다.

축구나 야구에서 볼의 궤적은 선수가 오랜 훈련을 쌓은 뒤 만든 기량이듯 골프볼의 스핀이나 역학적 움직임도 몸의 단련에서 얻을 수 있는 수련의 결정체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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