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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건희 기증관 건립지 선정’, 애초부터 지방은 배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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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가 '이건희 기증관'(일명 이건희 미술관) 건립지 선정 논의 단계에서 비수도권 지역을 배제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대구 북구을)은 11일 문체부의 입지 선정 관련 회의록을 공개하며 "회의 당시 이미 문체부 공무원을 중심으로 이건희 미술관 지역 공모는 어렵다는 결론을 내리고 진행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문체부 회의록에는 지역 요구를 감안해 (이건희 기증관 입지를) 공모할 경우 과열 경쟁에 따른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내용이 있다며, "지방 배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4월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유족 측이 문화재와 미술품 총 2만3천여 점을 기증한 이래, 대구시를 비롯해 전국 40여 개 지방자치단체가 가칭 '이건희 미술관'(이건희 기증관) 유치 희망 의사를 밝혔다. 대구시는 '이건희 미술관' 건축비 전액 대구시 부담, 이건희 헤리티지센터 건립 등 파격적인 제안과 청사진을 문체부에 전달했다. 하지만 김승수 의원이 지적한 바를 종합하면, 문체부는 처음부터 지방 도시에 건립을 반대했으며, 대구시를 비롯한 지자체가 제시한 청사진을 검토조차 하지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래 놓고 "국가 전체의 이익을 고려했다" "4대 원칙에 입각해 결정했다"는 헛소리를 늘어놓았다.

치열한 경쟁이 어째서 문제라는 말인가? 정부가 고려해야 할 것은 '객관적인 입지 선정 원칙'과 '공정한 심사 과정'이지 '과열 경쟁'이 아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공정한 기회를 달라"는 지방 도시의 간곡한 요청을 무시했다. 이는 유치전에 뛰어든 전국 40여 개 지자체에 대한 농락이자, 문화균형발전 의지가 전혀 없음을 드러낸 것이다.

정부는 서울 2곳(용산·송현동)으로 압축한 '이건희 기증관 건립 후보지 결정'을 즉각 철회하고, 수도권을 배제한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공정한 공모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균형발전을 이토록 무시하는 처사는 국가를 경영하는, 책임감 있는 정부의 태도라고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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