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이몽'(同床異夢), '같은 잠자리에서 다른 꿈을 꾼다'는 뜻이다. 생각과 행동이 같은 듯하지만, 실상은 다른 것을 말한다.
'이상동몽'(異床同夢), 기자가 요즘 경북 안동 지역 정치판을 빗대 만들어본 사자성어다.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두고 처지는 다르지만 비슷한 '꿈'을 꾸는 정치 지도자들을 빗댄 말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유력 대권주자로 자리잡으면서 안동 지역사회와 정치판은 '동상이몽'과 '이상동몽'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고향 사람에 대한 견제와 지지가 혼재해 있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흠집 내기도 상당하다.
좀 더 정확히 말해 같은 꿈을 꾸는 듯하지만, 해몽이 다른 듯하다. 김광림 전 국회의원과 김형동 현 국회의원, 내년 지방선거 안동시장을 꿈꾸는 국민의힘 소속 출마 희망자들이 같은 보수에 몸담고 있지만, 서로 다른 꿈을 꾸고 있다.
물론 일부 인사들은 '김광림 전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절대 개입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 말이 진실이길 바란다. 하지만, 지역 호사가들은 그 '절대'를 절대로 믿지 못하니 '꿈' 이야기가 회자되고 있는 것이다.
기자의 기억에 아마 올해 초쯤 됐을 것이다. 서울에서 내로라하는 출향인들 사이에서 A씨의 안동시장 추대 출마 얘기가 거론됐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당시 거론됐던 A씨는 '절대 뜻이 없다'고 손사래 쳤다.
이후 한동안 계속되던 '외부 인사 전략공천설'은 숙지는 듯했다. 하지만, 최근 국민의힘 소속 5명의 시장 출마 희망자들과 김형동 의원 간 간담회 자리 이후 '제3의 인물 공천설'이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경우 민주당은 안동시장에 중량감 있는 인사를 전략공천할 것이고, 국민의힘도 그때 상황을 봐서 공천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그럴 경우 모두가 받아들여주길 바란다.' 대략 이런 내용의 언급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곧바로 몇몇 출마 희망자들은 별도의 모임을 갖고 '전략공천 반대' '공정한 경선'에 대한 결의(?)를 다졌다. 이들은 A씨를 다시 언급했다. A씨가 또 다른 인물이 될 수 있다는 말도 나왔다.
이처럼 김형동 의원이 꿈꾸고 있는 '새로운 인물'과, 지역에 회자되고 있는 김 전 의원이 꿈꾸고 있는 '제3의 인물'을 두고도 해석이 분분하다. 이 과정에서 지역의 두 정치 지도자가 '이상동몽' 다른 처지이지만 제3의 인물이라는 같은 꿈을 꾸고 있다는 말이다.
문제는 '같은 꿈'을 꾸지만, 꿈속의 주인공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김 전 의원이 김 의원을 '왕따'시킨다는 웃지 못할 얘기까지 나돈다.
최근 김 전 의원이 시내 모 식당에서 지금의 국민의힘 안동당협 읍면동협의회장 20여 명과 식사를 같이 했다. 이 식사 모임을 김 의원도, 김 의원 사무실 당직자들도 알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껏 말한 내용이 '한낮 꿈 같은 소리'이기를 바란다. 민주당 유력 대권주자가 안동 사람이기에 지역 정치를 장악하고 있는 정치인들이 걱정하고 조바심 낼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꿈 같지 않은 꿈'을 꾸는 것은 삼갔으면 한다.
지방정치, 풀뿌리 지방자치 30년을 맞은 안동 지역의 민심도, 지역 정치도 이제는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을 만큼 성장했기 때문이다. 서로 소통하고, 함께 고민하면서 '같은 꿈'을 꾸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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