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오후 8시쯤 대구 달서구 월성동의 한 수학학원. 학원의 고3 학생들은 수능을 앞두고 모르는 문제를 질문하러 온 3명뿐이었다. 한 달 전만 해도 이 학원엔 30명 정도의 고3 학생들이 수업을 들었다.
월성동 일대 대부분 학원과 교습소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수업 역시 10월을 기점으로 종강했다. 학원에는 스터디카페에 준하는 자습실이 있고, 학원은 11월 동안 강습비를 받지 않고 학생들의 질문을 받았다. 하지만 고3 학생들은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하며 접촉을 최소화해 홀로 수능 준비에 만전을 기하는 분위기였다.
수능을 앞둔 마지막 주말, 학원가는 조용했다. 전국 고등학교에서 비대면 수업을 시작했지만, 수능 준비 열기는 학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예전 같으면 수능을 앞두고 북적일 자습공간인 스터디카페와 도서관도 조용했다.
수험생들 상당수는 2차 백신 접종까지 완료했지만, 수능 전 코로나19 확진과 자가 격리 등을 우려한 수험생들이 '집콕 수능준비'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대구 월성동의 한 스터디카페 관리자는 "수능을 앞뒀다고 스터디카페를 찾는 고3 학생들이 늘어나진 않았다"며 "수능을 앞두고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대부분 집에서 마무리 공부를 하는 편이다"고 했다.
일부 스터디카페에서는 수능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의 혹시 모를 감염을 우려해 마스크 착용을 권하는 문구를 붙이기도 했다.

수험생 정모(19) 군은 "주변에서 일정 기준 이상 수능 점수가 필요한 친구들은 한번뿐인 시험이 걱정돼 학원, 스터디카페 대신 집에서 공부하는 경우가 많다"며 "집에서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없어 불안하지만 방역에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도서관을 찾는 수험생도 줄었다. 14일 오전 11시쯤 대구 달서구 두류도서관 열람실에는 이용객들로 빈 자리를 찾기 힘들었다. 몇몇 학생들이 수능 관련 수험서를 펼쳐 공부를 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이용객 대부분은 수능과 관련이 없는 공부에 열중이었다.

수험생 김모(21) 씨는 "코로나가 재확산 될 때도 적지 않은 수험생을 꾸준히 봤는데 수능이 가까워지면서 외려 사람이 줄었다"며 "수능 시험은 단 한 번뿐인데 코로나19로 혹시 모를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두려움에 도서관을 찾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학원에 나오는 일부 수험생들을 위해 교육당국은 특별방역점검을 하고 있다. 대구교육청은 지난 11일부터 수험생 대상 학원과 교습소에 대면교습 자제를 강력 권고했다. 아울러 하루 3회 이상 주기적 환기와 1회 이상 소독 등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확인하고, 출입 명부를 작성하도록 했다.
정동화 학원연합회 대구지회장은 "1천 개 정도의 학원이 협회에 '방역 자율점검표'를 제출했고, 협회에서도 학원 내 마스크 착용과 거리 두기 준수, 주기적인 환기 등의 개인 생활 방역수칙을 철저히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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