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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대신 손자 낳는다...대리모 자처한 54세 어머니

호주 태즈메이니아주에 살고 있는 마리 아놀드(54)는 태어날 때부터 자궁이 없는
호주 태즈메이니아주에 살고 있는 마리 아놀드(54)는 태어날 때부터 자궁이 없는 '로키탄스키증후군'을 앓고 있는 딸 미건 화이트(28)를 위해 대리모를 자처했다. 사진 페이스북 Meagan White 캡처

자궁 없이 태어난 딸을 위해 이미 폐경을 겪은 54세 친모가 대리모를 자처했다. 할머니 뱃속에 있는 손자는 내년 1월 세상의 빛을 볼 예정이다.

12일(현지시각) 더 선 등 외신에 따르면 호주 태즈메이니아주에 살고 있는 마리 아놀드(54)는 태어날 때부터 자궁이 없는 '로키탄스키증후군'을 앓고 있는 자신의 딸 미건 화이트(28)를 위해 대신 손자를 임신했다.

미건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내가 10대였을 때 생리가 시작되길 기다리고 있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면서 "병원 검진 후 자궁 없이 태어나는 로키탄스키증후군 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자궁은 없을지라도 미건의 난소는 다행히 제 기능을 하고 있었다. 때문에 그는 대리모의 도움을 받아 아이를 얻고자 했다. 이에 지난 2019년 1월 캐나다의 한 기관을 통해 앨리슨이라는 자원봉사자를 찾았다.

두 번의 배아 이식 시도 끝에 2019년 12월 앨리슨이 임신을 하게 됐지만 2020년 3월 아이의 신장이 발달하지 않아 태어나도 살 수 없다는 소식을 의사로부터 듣게 됐다.

미건은 "나는 포기하고 싶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해외여행이 금지 돼 (대리출산 등) 모든 것이 불가능하게 느껴졌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던 어머니 마리는 자신이 아이를 낳기에는 너무 늙었다고 여겼던 생각을 뒤로 한 채 의료 검진, 법적 조언 등 대리출산에 필요한 검사들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임신이 가능하다는 의사들의 소견을 받게 되자 마리는 자궁 내벽을 두껍게 하는 약을 복용하는 등 임신 준비에 들어갔다.

마리는 세 번의 배아 이식 실패 이후 네 번째에 결국 임신에 성공했다. 그는 "나는 항상 어떤 일을 하기에 나이가 너무 많은 건 아닐까 하고 생각하지만 이것은 여러분이 항상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라며 임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딸을 도울 수 있어 행복하고 요즘 사람들이 임신을 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이도 그중 하나일 뿐이라 생각한다"며 "손자를 빨리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임신 30주에 들어간 마리는 내년 1월 제왕절개를 통해 손자를 출산할 예정이다. 나이가 든 탓에 22년 전 임신보다 조금 더 피곤함을 느낀다는 마리는 그래도 잔디를 깎거나 집안일을 하며 건강한 태교 생활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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