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해 떴는데도 지지 않는 달' 홍준표…존재감 이어가는 이유는?

'청년 플랫폼' 통해 꾸준한 목소리…尹 미는 게 맞나 질문엔 "대답불가"
일각 "독자 세력화 행보" 해석 나와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BNB타워에서 열린 jp희망캠프 해단식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BNB타워에서 열린 jp희망캠프 해단식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국민의힘 국회의원(대구 수성구을)이 당내 대선 후보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음에도 청년 플랫폼 '청년의 꿈'을 통해 정치적 목소리를 꾸준히 내고 있다.

홍 의원은 17일 "이 나이에 누구처럼 몸값 흥정하는 사람은 아니다"며 당의 선거대책위원회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고 분명히 선을 긋기도 했다. 그가 연일 '주연급 조연'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을 두고 "평당원으로 백의종군할 생각이 없는 것 아니냐·뭔가 다른 계획이 있는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홍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 "'청년의꿈'을 연 지 사흘 만에 1천만 페이지뷰를 돌파하고 회원 수도 폭발적으로 늘어간다"며 "매일 밤 여기 와서 놀고 가는 청년들도 늘어가고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짝퉁 '청년의꿈'도 만든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홍 의원은 온라인 공간에서만 청년들을 만날 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만나 위안이 되도록 하겠다는 의사를 표했다.

앞선 14일 홍 의원은 '청년의꿈' 플랫폼을 개설했다. 핵심 공간은 '청년이 질문하면 홍준표가 답한다'는 뜻인 '청문홍답' 게시판이다. 홍 의원은 '준표형'이라는 닉네임으로 직접 답글을 다는데, 답변이 완료된 글 가운데 몇 가지가 이목을 끌었다. '이재명'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한 한 누리꾼이 '제 닉네임 때문에 답변을 안 다느냐'는 질문을 올리자 홍 의원은 "그렇습니다"는 답을 달았다. 또 '정권교체를 위해 윤석열 후보를 미는 게 맞다고 보느냐. 아니면 소신 투표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답 불가"라고 적기도 했다. 이처럼 홍 의원이 댓글을 단 게시물은 적게는 1천200회에서 많게는 1만4천회 가량 조회됐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홍 의원이 청년 세대와 소통하며 독자 세력화 행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한다. 대선 경선 과정에서 자신을 지지한 2030 청년층을 교두보 삼아 다음 정치 행보를 펼치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당장 홍 의원 자신도 SNS에 "메시아(구세주)를 기다리는 심정으로 그들과 함께 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정치권 관계자는 "여의도 정가에서는 홍 의원이 2027년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이어온 탓에 '청년의꿈'을 통해 2030 청년층 지지세를 결집하고, 차기 대선 출마를 도모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5년 후를 내다본 '한 수' 일수도 있지만, 홍 의원이 '정치 26년 동안 여섯 번째 겪는 대선이지만 막장 드라마 같은 대선은 처음'이라고 한 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과거 이회창-노무현이 맞붙은 대선 때 '후보 교체론'이 불거졌던 것을 홍 의원은 기억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선대위 '원톱'으로 유력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CBS 라디오에서 홍 의원의 선대위 합류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 이번 대선에서 정권교체 '원팀'을 위해 선대위에 들어가기에는 '홍준표' 이름값에 걸맞지 않은 상황인 것"이라며 "이 상황에서 숙이고 선대위에 들어가기보다 계속해서 존재감을 가져가야 대선 국면에서 '역할론'부터 시작해 차기 총선 등 다음 정치 행보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판단이 깔렸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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