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민의힘 이준석 쇼크…'김무성 옥새 파동' 보는 듯

정치권 李대표 복귀에만 관심
李 잠적 풀고 당무 복귀해도 尹측 양보 받을 수 없어 난색
尹, 李에 직접 연락 취하자니 굽히고 들어가는 모양 부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일 오전 장제원 의원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 당원협의회 사무실을 방문하고 있다. 국민의힘 대표실 제공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일 오전 장제원 의원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 당원협의회 사무실을 방문하고 있다. 국민의힘 대표실 제공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무력시위'에 나서면서 대선 국면에 주목받아야할 당의 대선후보가 묻히는 분위기다. 정치권의 관심이 온통 이 대표가 언제 선거대책위원회에 복귀하느냐에 쏠리면서다.

1일 오전 국민의힘 대표실은 "이 대표는 지역구 사무실(부산 사상구)을 격려차 방문했고, 당원 증감 추이 등 지역 현안과 관련해 당직자들과 대화를 나눴다"면서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이곳 당협위원장은 윤석열 후보 측근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이다. 장 의원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후 기자들에게 "지금 분란의 요지는 '왜 나 빼느냐'는 것"이라며 "후보 앞에서 영역 싸움은 부적절하다"고 이 대표를 비판했었다.

이 대표는 전날 기존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휴대전화도 꺼버렸다. 그런 그가 '직할'인 대표실을 통해 이 같은 활동 상황을 공개하면서 정치권에서는 그가 '잠적'이나 '당무 거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선대위 업무를 거부하는 것으로 풀이한다. 동시에 선대위 측 연락에 응답하지 않는 것도 윤 후보 측을 향한 감정이 풀리지 않았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이러한 해석은 전날 이 대표 동선이 속속 드러나면서 더욱 힘을 받는다. 정황상 이른바 '중대결심'을 하려는 사람의 행보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전날 오후 항공편으로 부산을 방문했다. 해운대의 한 식당에서 이성권 부산시 정무특보와 만나 침례병원 공공병원화 문제 등 부산 현안을 논의했다.

이어 같은 날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회동했다. 정 전 의장은 이 대표와 만남에 대해 "당과 나라 걱정을 나누고, '당 내분으로 비치지 않도록 유념하고 후보 중심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해줬다"고 밝혔다.

이렇다 보니 정가에서는 이 대표 행보를 2016년 총선 당시 김무성 대표의 '옥새 파동'을 연상케 한다는 말과 함께 그의 복귀 시점과 방식에 이목이 쏠린다.

이 대표로서는 당장 서울로 돌아가게 되면 윤 후보 측의 양보를 받아내기 어렵고, 윤 후보 입장에서는 후보가 직접 이 대표를 찾아가면 굽히고 들어가는 모양새가 돼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것이다.

윤 후보도 이러한 연유에선지 이날 충남 천안 방문 일정 중 '이 대표에게 직접 연락해본 적 있느냐' '필요하다면 오늘이라도 이 대표를 만나러 갈 계획이 있느냐' 등의 질문에 "본인이 휴대전화를 꺼놓고 있다고 했기 때문에 무리하게 연락하는 것보다, 부산에 있다고 하니 생각도 정리하고 당무에 복귀하게 되면"이라고 말을 흐렸다.

한편, 이 대표는 선대위에서 일정을 전달받지 못하는 등 '패싱' 논란을 겪고서 지난달 2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그렇다면 여기까지"라는 글을 남겼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오전 장제원 의원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 당원협의회 사무실을 방문했다. 국민의힘 대표실 제공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오전 장제원 의원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 당원협의회 사무실을 방문했다. 국민의힘 대표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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