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공식 일정을 전면 취소한 채 이틀 연속 비공개 지방 방문 일정을 이어가고 있다. 윤석열 대선 후보 측근으로, 자신과 대립각을 세운 장제원 의원 부산 사무실을 찾는 등 '우회 저격'을 시도하는 뉘앙스도 나타냈다.
1일 이 대표는 전날 1박한 부산에서 출발해 오후 전남 순천을 찾으며 영호남을 횡단하는 광폭 동선을 그렸다.
이 대표는 선대위 구성 이견에 이어 '패싱' 논란이 불거지자 전날부터 이틀 째 휴대전화 전원을 끄고 언론 접촉을 피하고 있다. 그 측근과 언론 보도를 통해 시간차를 두고 그의 동선이 알려지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우선 장제원 의원 사무실인 부산 사상구 당원협의회 사무실에서 당직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방문 사실은 당 대표 보좌역을 통해 언론에 공개됐다.
장 의원은 윤 후보의 핵심 측근으로 최근 이 대표와 공개적으로 각을 세웠다. 이날 이 대표가 장 의원 사무실에 들른 것은 장 의원을 우회적으로 저격하는 의도된 행보로 풀이됐다.
이 대표는 전날 밤 해운대에서 정의화 전 국회의장을 만나 선대위 인선 등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 대표의 '공공연한 잠행'은 수일 더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현재로서는 상경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2일 오전 예정된 선대위 회의 및 최고위원회의 참석도 불투명하다. 일각에선 회의 일정 자체가 취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양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두 일정 모두 미정"이라고 밝혔다.

윤 후보 역시 당장 갈등을 봉합할 의지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윤 후보는 충남 천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에서 듣기로는 (이 대표가) 당무를 거부하는 상태도 아니다. 리프레시(재충전)하려고 (지역에) 간 것 같다"면서 "이 대표에게 무리하게 연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와 윤 후보가 지금 같은 대치를 이어간다면 이 대표의 '당무 보이콧'도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당내 파열음이 연일 공개 표출되자 내부 위기감도 증폭되고 있다.
국민의힘 주요 중진 의원인 김기현 원내대표와 정진석 국회부의장, 주호영·권영세·권성동·서병수 의원 등은 전날과 이날 오후 연이어 회의해 대응책을 고심했다.
회의에서는 "윤 후보가 이 대표를 적극적으로 포용하면서 가야 한다"는 의견과 "이 대표가 (고개를 숙이고) 당무에 빨리 복귀해야 한다"는 의견 등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홍준표 의원은 서로를 무시하지 않고 인정하는 과정이 시급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홍 의원은 청년 플랫폼 '청년의꿈'에서 "이 대표는 윤 후보가 정치 미숙아로 보이고 윤 후보는 이 대표가 어린애로 보이니 충돌하는 것이다.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면 되는데"라고 언급했다.
윤 후보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오는가 하면, 당대표가 선거를 뒷전으로 해서 되느냐는 비판도 나온다.
김병준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지금 당 대표가 가장 열심히 해야 할 일이 선거에 이기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윤 후보를 측면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장성민 전 의원도 SNS에서 "당 대표의 셀프 태업은 정권교체의 훼방꾼으로 비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갈등이 봉합할 지 여부는 현재 미지수다. 이런 가운데 '정권교체'를 바라는 당 지지층에서 이번 분열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두 사람 모두에게 부담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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