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과 DGB대구은행 전·현직 임직원 3명이 불법 로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6일 불구속 기소돼 'CEO 리스크 악몽'이 재현될 조짐이 보인다.
이번 사태는 박인규 전 대구은행장이 비자금 조성 및 채용비리 등 혐의로 중도 사퇴한 지 불과 3년여 만에 발생한 것이다. 은행 내부에서는 경영 차질에 대한 우려와 함께 김 회장의 '책임있는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대구지방검찰청 반부패수사부는 6일 DGB대구은행이 자회사인 DGB스페셜라이즈드뱅크의 상업은행 인가를 받기 위해 캄보디아 공무원들에게 전달할 로비자금 350만달러를 현지 브로커에게 제공한 사실을 적발했다며 전·현직 임직원 4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 8월 4일 대구은행 본점과 제2본점을 압수수색해 글로벌 사업 관련 부서의 자료를 확보하고 관련 직원들을 조사하는 등 수사를 이어왔다.
대구은행은 지난 3월 캄보디아 현지 근무 직원을 배임 혐의로 대구지검에 고소하는 등 "현지 거래관행에 어두웠던 탓에 브로커에게 부동산 계약금을 전달하고도 계약을 맺지 못하는 피해를 입었을 뿐"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검찰은 '사라진 돈'이 캄보디아 현지에서 쓰인 로비자금이라고 판단했다.
대구은행은 3년 전 박인규 행장이 채용비리, 비자금 조성 등 혐의로 앓았던 경영 위기를 상기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재차 전현직 임직원이 사법처리 대상이 될 위기에 놓이면서 은행 내부 분위기도 뒤숭숭하다. 검찰 수사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조직 내부 피로감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큰 타격은 '디지털 글로벌 뱅크'를 주창할 정도로 은행의 미래 성장동력의 양대 축 중 하나로 여겼던 글로벌 사업에 차질이 불가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구은행 제2노조 관계자는 "재판 과정에서 시시비비가 가려지겠지만 기소 사실만으로도 경영상 치명적인 CEO리스크가 발생한 것은 사실이다. 직원과 노조 입장에서는 참담한 심정"이라며 "노조는 재판과정과 별도로 은행과 지주의 안정과 사태 해결을 위해 김태오 지주 회장의 책임있는 결단과 행동을 주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구은행 측은 "향후 법원에서 증거를 바탕으로 시비가 밝혀지길 바라고 공판이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할 방침"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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