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문 닫는 대학 기록물 관리, 뒷날 위한 자산 될 수 있다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전국의 대학 위기가 커지는 가운데 앞으로 문을 닫을 대학과 사학법인 청산을 지원하고 관리하는 일이 내년부터 대구시 동구 혁신도시 내 한국사학진흥재단에 의해 이뤄질 전망이다. 이런 대학 폐교 등 현상은 그동안 대학 설립을 남발하고 미래 수요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정부 당국의 정책 실패의 결과인 만큼 뼈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피할 수 없게 된 이런 결과에 대비한 재단의 이번 조치는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사학진흥재단은 114억 원의 예산을 들여 내년부터 사립대학 폐교와 법인 청산 업무 지원과 관리 사업을 진행키로 하면서, 우선 12월 말 대구 본사 옆에 지하 1층·지상 3층의 '한국사학진흥재단 아카이브'를 착공하기로 했다. 이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의 보고 자료에 국내 일반·전문대학 전체 385곳 가운데 2042~2046년에 살아남는 대학은 전체의 절반 밑인 190곳(49.2%)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국 대학의 위기가 현실화되고 대학이 문을 닫고 법인이 청산될 경우, 대학과 법인이 보유한 숱한 기록물과 유무형 자산의 관리와 보존 문제는 발등의 불이 될 수밖에 없다. 이들 자료에는 보존 가치가 떨어지는 기록물과 자산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종류도 없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많은 폐교와 청산의 어수선한 과정에서 제대로 관리와 보존이 이뤄지지 않으면 가치 있는 자산의 멸실(滅失) 우려도 클 수밖에 없다.

특히 앞으로 없어질 대학도 대구는 14곳 중 7곳, 경북도는 35곳 중 22곳에 이르는 만큼 폐교와 청산 법인의 동향을 살펴 이들 대학과 법인이 소장한 기록물과 자산 확보에 대구시와 경북도 그리고 관련 기관의 관심이 필요하다. 사학진흥재단 등이 확보할 보존 가치가 있는 자산은 뒷날 대구경북은 물론, 나라의 문화 유산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게다가 대구경북은 귀중한 옛 자료의 보존과 세계기록유산 등재 등으로 그 가치를 경험으로 확인하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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