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해서 고생하느니 혼자 즐기며 살겠다.", "결혼하더라도 자식을 낳지 않겠다."
이런 사고로 사는 사람을 욜로족, 딩크족이라 일컫는다. 따로 이름이 붙을 만큼 그 수가 적지 않다. 어떤 이는 독신자가 왜 더 많은 세금을 내느냐며 투덜거린다.
결혼하려면 안정된 직장과 살 집이 있어야 한다. 한국의 집값은 지나치게 비싸다. 직장인이 10년 동안 한 푼도 쓰지 않고 월급을 모아도 집 한 채 사기 힘든 실정이다. 낮은 취업률에 비해 물가상승률은 높다. 자연히 결혼을 미루거나 포기하기도 한다.
내 자식은 결혼하지 않아도 좋다. 홀가분하고 편하게 살면 좋겠다는 말로 동조하는 기성세대도 많다. 이 말에는 속사정이 따로 있다. 기성세대에는 자녀 양육과 사교육비를 충당하느라 노후 준비가 덜 된 경우가 많다. 갈수록 수입은 줄어드는데 자녀의 분가를 위해 비싼 집값을 감당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노쇠해지는 몸을 생각하면 손자, 손녀를 도맡아 키워주겠다는 말도 하기 어렵다. "결혼하지 않아도 좋다"고 말하는데 "전폭적인 지원을 못 해줘 미안하다"로 들리는 이유다.
자녀를 낳아 기르는 일은 힘들다. 부모가 되면 인생의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자녀를 키우는 데 쓰게 된다. 벌어들이는 수입의 많은 부분이 자녀 양육과 교육비로 쓰인다. 모든 생명체가 그렇다. 윤기 나던 몸이 번식에 이르면 온 에너지를 빼앗겨 시들고 볼품 없어진다. 화사한 꽃이 미련없이 자신을 떨구는 이유는 열매를 맺었기 때문이다.
결혼하지 않거나 자식을 낳지 않겠다는 개인의 의견은 존중해야 한다. 하지만 자랑스러운 생각은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지극히 이기적인 생각이다. 사회를 위해 보탬은 되기 싫고 편리만 누리겠다는 마음이다. 모두가 결혼하지 않고 자녀를 낳지 않는다면 사회는 점점 위축되고 일할 인재를 구하지 못한다. 우리나라처럼 자원이 부족한 나라에서 인적 자원이 고갈되면 국제경쟁에서 밀려나는 것은 뻔하다.
국가에서 출생률을 높이려 노력하지만 이대로는 부족하다. 실효성 낮은 셋째 자녀의 출산장려금이나 학비를 감해주는 정책보다는 더 많은 가정에서 첫째, 둘째 아이를 낳게 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난임, 불임부부를 위한 지원도 늘려야 한다.
젊은이가 집 걱정 없이 결혼할 수 있는 주택정책의 보완이 필요하다. 세대를 막론하고 아이 키우기 안전한 환경 조성에 힘을 보태야 한다. 기성세대의 격려와 덕담도 필요하다. 걸맞은 배우자를 만나 합심하여 자손을 키워내는 일은 어떤 일보다 훌륭한 일임을 일깨워주어야 한다.
동식물을 떠나 사는 일은 녹록지 않다. 세상에 자손을 남기는 일은 더 어렵다. 그렇다고 사람처럼 자손을 포기하겠다는 생명체는 없다. 모든 생명이 세상에 태어난 궁극적인 이유는 종(種)의 번식에 있다. 최상의 유전자가 결합하여 더 나은 자손을 남기는 것은 모든 종(種)의 의무이자 염원이다.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