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를 비워둬서 냉장고를 세워만 두고 사용은 별로 하지 못했네요. 작동 잘됩니다.","손님이 별로 없어서 의자가 쿠션꺼짐이 없어요. 살균소독 완벽하게 했습니다", "폐업으로 주방기물 모두 정리해요. 착한가격에 드립니다."
최근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 올라온 대구지역 물품 판매 게시 글이다. 인근 동네 이웃 주민들이 개인간 중고거래의 장으로 이용하던 이곳에서는 '업소용' 제품을 판다는 게시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잇따르는 자영업 폐업에 폐기 처분되는 설비와 기구들이나마 중고로 팔아보려는 취지다.
이날 당근마켓을 통해 중고 거래를 시도해본 결과 '업소용' 제품을 판다는 게시글이 눈에 띄었다. 대형 냉장고, 금속공방용 전기가마, 카페용 아이스크림 기계 등 고가의 설비부터 네일아트용 테이블, 중국집 배달가방, 머그잔, 국수 접시, 수저세트 등 자잘한 소모품까지 다양한 품목이 게시됐다.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A 씨는 "지난해부터 너무 장사가 안돼 결국 폐업을 결정했다"며 "앞이 막막하지만 조금이나마 부담을 줄여보려고 기물들을 직접 팔고 있다"고 밝혔다.
중고 거래로 푼돈이라도 건져보려는 자영업자는 A 씨뿐만이 아니다. 최근 폐업을 결심한 에어비앤비 호스트 B(34) 씨는 "인근 지역에 너무 많은 호스트가 생겼고, 경쟁이 치열해져서 그만두기로 했다"며 "당장 가구들이나 인테리어 소품들이 너무 많아서 중고나라와 당근마켓을 통해서 하나씩 팔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이 폐업 물품 처분 창구로 중고 거래를 찾는 이유는 철거업체 보다도 더 큰 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영업 폐업이 대거 늘면서 철거 업체들이 저렴한 값에 사가는 분위기가 팽배한 것이다.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폐업 정리 시 가게 주방 중고 어떻게 하세요"라는 제목의 게시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해당 게시 글에는 "철거 업체 3군데 견적 50~60만 원, 제가 직접 당근마켓 등 판매해서 700만 원이 남았다. 업자들 사가지도 않는다. 사간다고 해도 (가격을) 후려치는 수준으로 가져간다"는 댓글이 달렸다.
자영업자의 어려움은 통계로도 확인가능하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 소상공인 사업체의 이번달 소상공인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85.4로 전월 대비 2.2포인트 하락했다. 직전 9월(65.2)보다 19.8포인트 급등하며 11월까지 석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넉 달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BSI가 100 이상이면 경기가 호전될 것이라고 보는 사람이 더 많고, 100 미만이면 악화할 것이라고 보는 사람이 더 많다는 뜻이다. 11월 까지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에 대한 기대감으로 올랐지만 여전히 100에 한참 못 미쳤다. 하지만 이마저도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과 다시 강화된 거리 두기로 다시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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