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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고온·탄저병에…딸기 수확량 감소, 가격은 2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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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딸기 가격 고공행진에 생산 농가 "그나마 다행"
2kg 박스당 가격 4만2,600원

명품 고령딸기가 본격적인 출하철을 맞았지만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 소비자들이 선뜻 지갑을 열기를 망설이고 있다. 사진은 수확한 딸기를 포장하는 모습. 이채수 기자
명품 고령딸기가 본격적인 출하철을 맞았지만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 소비자들이 선뜻 지갑을 열기를 망설이고 있다. 사진은 수확한 딸기를 포장하는 모습. 이채수 기자

"올해 딸기농사를 완전히 망치는 줄 알았는데, 가격이 예전보다 크게 오르며 그나마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습니다. 일부 고령지역 딸기 농사를 짓는 사람 중에는 올해 농사를 완전히 접은 사람들이 부지기수 입니다."

고령 쌍림면에서 딸기농사를 짓는 이종호(62) 씨는 하우스 딸기가 본격적인 출하시기를 맞아 가격대가 지난해의 2배 가까이 이르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그는 "이 가격이 안된다면 난리 납니다. 가격이 이렇게 형성이 됐지만 수익 면에서는 예년의 40% 선에도 미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모종딸기의 정식철인 지난해 9월과 10월, 비가 많이 오고 가을 이상고온이 겹쳐 탄저병과 시들음병(위황병)이 돌면서 딸기 수확량이 대폭 줄어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랐다.

수확량은 줄었지만 그나마 가격이 받쳐줘 재배농민들이 한숨을 덜게 것.

고령 쌍림딸기의 경우 2㎏짜리 한 박스가 1월 첫째 주 가격이 4만2천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 2만4천원보다 1만8천600원이나 껑충 뛴 가격이다.

그나마 이달 들어 가격이 다소 내렸지만 여전히 2㎏에 4만원대를 웃돌고 있다.

고령 쌍림지역 한 딸기 판매상은 "앞서 12월에는 4만6천~7천원대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이마저 물량이 없어 못판다"며 "이 가격은 설날까지 이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또다른 딸기 재배농민은 "앞으로 세계적인 이상기후로 우리나라도 늦가을까지 고온다습한 기온이 형성될 가능성이 많아 내년에도 이 같은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병충해를 앓으면서 딸기 크기로 지난해보다 현저히 작아졌다.

알맹이의 경도가 약해지는 3월쯤에나 나오던 저품질 잼용딸기가 벌써부터 쏟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소비자들은 치솟은 딸기 가격이 부담스럽다.

대구의 한 소비자는 "며칠 전에 제철 딸기를 맛보려고 마트에 갔는데, 500g 소박스 한 통에 1만3천원이 찍힌 걸 보고 발길을 돌렸다"며 "품질은 떨어지고 가격은 올랐다"고 말했다.

딸기 케이크를 전문으로 만드는 대구의 한 제과점 상인은 "손님들이 이 계절에 신선한 딸기로 만든 케이크를 선호해 주력상품으로 내놓고 있는데, 딸기 한 박스로 2~3개 밖에 못 만든다. 팔수록 적자"라며 울상을 지었다.

명품 고령딸기가 본격적인 출하철을 맞았지만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 소비자들이 선뜻 지갑을 열기를 망설이고 있다. 사진은 고령 쌍림면 딸기상점. 이채수 기자
명품 고령딸기가 본격적인 출하철을 맞았지만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 소비자들이 선뜻 지갑을 열기를 망설이고 있다. 사진은 고령 쌍림면 딸기상점. 이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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