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과 대형마트에도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가 처음 적용된 10일, 대구 매장 곳곳에서 고객 불편과 불만이 잇따랐다.
오전 10시 문을 연 이마트 만촌점은 직원 한 사람이 출입하는 고객들의 방역패스를 확인했다. 한 사람이 모든 관리를 도맡다 보니 순간적으로 줄이 밀렸다.
이마트 만촌점은 2개였던 출입구를 1개로 줄이고 점검을 강화했지만 사람이 몰리는 현상을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40분 뒤 직원 1명을 더 투입해 2명이 방역패스를 관리했다.
1층 정문 출입구에서 방역패스를 확인한 직원은 "방역패스와 출입체크를 구분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았다"며 "젊은 손님들보단 어르신들의 방문이 잦은데, 앞으로 걱정이 크다"고 호소했다.
어르신 중에서는 방역패스가 도입된 사실 자체를 모르는 분들이 많다는 것이다. 일부 어르신들은 입장하는 데 10여 분이 넘게 걸렸다.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거나 QR코드 인증법을 모르는 어르신들도 있었다.
한 70대 여성은 "집에서 QR코드 찍는 연습까지 해서 왔는데 현장에 오니 연결이 안 돼 당황했다. 대형마트에서까지 QR코드를 찍으라는 게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
매장 직원들과 고객들의 실랑이도 벌어졌다. 백신접종을 하지 않은 고객들이 "오늘만 들어가면 안 되겠냐"고 항의했지만, 직원들은 방역 지침에 따라 돌려보낼 수밖에 없었다.
홈플러스 대구 수성점 직원은 "아침부터 고객센터에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아무리 설명해도 화내고 가시는 손님들이 많았다"고 하소연했다.
시민들은 방역패스 의무화에 불만을 쏟아냈다.
홈플러스 대구수성점에서 만난 박모 씨는 "내 주변 나이대에는 백신을 안 맞는 게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못 맞는 사람들이 다수"라며 "백신을 못 맞은 사람은 이제 장도 못 보는 상황이다. 아픈 것도 억울한데 죄 지은 것도 아니고 이건 아니다"고 했다.
백신 패스를 거부하고 온라인으로 장을 보겠다는 시민들도 있었다. "백신 접종과 방역패스에 대해 부당함을 느낀다"는 박해숙(42·수성구 만촌동) 씨는 "방역패스를 못하는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3차 백신 접종은 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이제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으로 물건을 구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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