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이모(50) 씨는 최근 광어·우럭 가격 급등에 반찬을 포함한 작은 사이즈 가격을 각각 5천원씩 인상했다고 했다. 이씨는 "광어와 우럭의 현재 가격과 오른 배달 수수료에 비하면 많이 올린 건 아닌데도 불만을 가지는 손님들이 있다. 모듬회를 드시라고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 횟감'인 광어와 우럭의 공급은 줄고 수요는 늘면서 가격이 크게 올랐다.
23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광어 도매가격(부산 기준·900g~1.0kg)은 1만8천100원이었다. 1만1천450원이었던 2020년 1월과 비교할 때 58.1%가량 오른 것이다. 우럭 가격은 더 크게 뛰었다. 우럭 도매가격(부산 기준·500~600g)은 같은 달 2만2천원으로, 조회가 가능한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2020년 1월(1만1천원)과 비교해 2배 뛴 것이다.
광어와 우럭의 가격이 공통적으로 상승한 시기는 코로나19 이후다. 2020년 5월 이전 1만1천원대이던 광어값은 이달을 기점으로 1만6천원대로 껑충 뛰었고, 우럭은 같은 해 9월 이후 서서히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는 양식 업계가 코로나19로 횟감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해 광어·우럭 물량을 크게 줄였기 때문이다. 싱싱함이 생명인 회는 통상 바다 등 현지에서 먹거나, 횟집에 직접 가서 사 먹는 음식으로 여겨져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면 수요가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하지만 예측은 빗나갔다. '집콕'과 '홈술' 문화로 생선회를 집에서 즐겨 먹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마트에서 판매된 생선회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7.5% 증가했다.
지난해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가 전국 성인 남녀 1천200명을 대상으로 한 소비 트렌드에 따르면 응답자의 75%는 코로나19 전에는 주로 횟집에서 생선회를 소비했지만, 코로나19 이후에는 69.3%가 생선회를 집에서 먹는다고 했다. 마트 관계자는 "회 수요가 줄었다기보다는 소비자가 횟감을 구매하는 경로가 코로나 이후 배달앱과 대형마트 등으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산업계 관계자는 "광어 가격은 이르면 올 상반기부터 차츰 하락할 전망이지만, 우럭은 광어보다 양식 기간이 긴 만큼 이보다 더 걸릴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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