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일상에 스며든 AI…사람 손 안 거치고 고객 맞는 시대 왔다

KT 출시한 ‘AI 통화비서’, 대구경북 1천300개 매장 도입하며 인기
엑스코 안내 담당 로봇 가동, AI 은행원·세금비서도 등장
“AI, 인간 조력자 넘어 감성적인 상호작용 가능한 시대 올 것”

9일 오후 대구 중구 계산동 커피명가 관계자가 인공지능 주문, 예약 등 고객 응대가 가능한
9일 오후 대구 중구 계산동 커피명가 관계자가 인공지능 주문, 예약 등 고객 응대가 가능한 'AI 통화비서'를 이용해 주문을 확인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AI(인공지능)가 일상에 녹아들고 있다. 디지털 전환이 빨라지면서 사람 손을 거치지 않고 AI가 고객을 응대하는 모습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모습이다.

"차 댈 곳 있나요?"

9일 대구 남구 예전아트센터에 고객 전화가 걸려오자, 'AI 통화비서'는 곧장 "말씀하신 내용이 주차 안내가 맞으신가요?"라고 응대했다. AI 통화비서는 주차나 정기휴일 같은 기본적인 안내사항은 직접 처리하고, 구체적인 문의는 음성을 텍스트화해 메모로 남겼다.

KT대구경북광역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AI 통화비서를 이용하는 대구경북 매장은 약 1천300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출시 이후 두 달 만에 가입자 수가 빠르게 늘었다.

같은 날 방문한 중구 캠프바이커피명가도 AI 통화비서를 이용해 고객 응대를 하고 있었다. 손님이 몰리는 점심시간이라 카페는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붐볐지만, 직원들은 음료 제조에 집중할 뿐 전화를 받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카페 직원은 "AI 비서를 이용하고 나서 전화가 직접 걸려오는 횟수가 절반 이상 감소했다"며 "혹시 모를 고객과의 마찰 등 불필요한 감정소모도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초소형 고객센터'를 표방하는 AI 통화비서가 고객 응대를 도맡으면서, 1인 점포 등 인력이 부족한 소상공인은 주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김현진 KT 남대구지점장은 "특정 시간에 자리를 비우거나 사람이 상주하지 않아 매번 고객 응대가 불가능한 곳이 서비스 타깃"이라며 "식당뿐만 아니라 우유 대리점, 관리사무소, 소극장 등 다양한 곳에서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AI를 탑재한 로봇도 등장했다.

대구 엑스코는 지난달부터 안내 업무를 담당하는 AI 로봇 3대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했다. 안내 로봇의 터치 스크린을 누르면 전시장의 위치나 행사 일정을 쉽게 알 수 있다. 최근에는 로봇에 열화상 카메라를 탑재해 체온도 확인할 수 있다.

로봇 보급을 담당한 대구테크노파크 관계자는 "만족도 조사 결과 70~80점을 받을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AI 은행원과 AI 세금비서, AI 강사 등 인공지능은 생활영역 전반에서 발견할 수 있다.

농협은행은 최근 AI 행원 정이든과 이로운을 정식 인사발령하며 주목 받았다. 신한은행은 키오스크에 AI를 탑재했고, 국민은행도 고도화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AI 행원을 배치할 계획이다. 대구은행도 지난해 AI 고객상담 챗봇 '앤디'를 내세워 AI 바람에 가세했다. 국세청은 AI 세금비서를 시범 도입할 예정으로 세금 신고·납부 업무 자동화를 시작했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 따르면 글로벌 대화형 AI시장은 지난해 32억1천만달러에서 오는 2026년 232억2천만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역 IT업계 관계자는 "AI가 고객 응대를 도맡으면서 인간의 자리를 점차 대체하고 있다"며 "AI가 인간의 조력자를 넘어 감성적인 상호작용까지 가능한 시대가 곧 다가올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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