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플러스] 인유두종 바이러스와 질 건강

자궁경부암 주 원인, 인후두·항문암도 부른다
16, 18형이 자궁경부암과 관계, 고위험군 바이러스는 암 유발 가능성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할 경우 70% 정도 예방 효과

자궁경부암.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자궁경부암.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자궁경부암의 가장 큰 원인은 사마귀를 일으키는 바이러스 종류 중 하나인 '인유두종 바이러스'로 알려져 있다.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생식기에 감염된 사람과의 성기 점막이나 피부의 상호 접촉을 통해 감염된다. 최근 들어 인유두종 바이러스의 경우 자궁경부암뿐만 아니라 인후두암 등 다양한 암종과의 관련성들이 보고되고 있다.

◆인유두종 바이러스에는 어떤 것이 있나?

대한부인종양학회에 따르면 지금까지 약 200여 종의 인유두종 바이러스가 발견되었으며, 이들 중 일부 만이 사람에게 감염된다.

인유두종 바이러스에는 성기 사마귀 같은 양성 질환을 일으키는 '저위험 인유두종 바이러스'와 자궁경부암 등을 유발하는 '고위험 인유두종 바이러스'가 있다. 저위험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암 유발 가능성이 거의 없으며 이 중 6, 11형은 대부분의 성기 사마귀를 유발한다.

그에 반해 고위험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해당하는 16,18, 33, 35, 39, 45, 51, 52, 58, 59형은 약 95%의 자궁경부 상피 내 종양과 자궁경부암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고위험 인유두종 바이러스 중 16, 18번이 자궁경부암 발생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자궁경부암 발생의 70% 정도를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다. 고위험군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자궁경부암, 질암, 외음부암 및 항문암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정근오 칠곡경북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90% 이상의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은 자연적인 면역작용에 의해 소실되며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다. 대부분은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사실을 모르고 지나간다"며 "증상이 없는 저위험군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은 특별히 치료하지 않아도 되며,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의한 사마귀는 암으로 발전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자궁경부암.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자궁경부암.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인유두종 바이러스의 경과 및 치료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의한 성기사마귀가 발생하면 치료를 받아야 한다. 성기 사마귀는 레이저로 제거하거나, 냉동 요법을 사용하거나, 이미퀴모드나 포도필로톡신(포도필린)이라는 약제를 발라 치료한다. 이러한 치료를 통해 눈에 보이는 사마귀는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인유두종 바이러스까지 제거되지는 않는다.

대한부인종양학회에 따르면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 후 70%가 1년 안에 사라지고, 90%가 2년 안에 사라진다. 매우 드물게 감염이 몇 년간 지속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자궁 경부나 생식기 부위에 암을 발생시킬 수 있다.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으로는 예방 접종이 있다. 특히 자궁경부암 백신을 접종한 경우 70% 정도의 자궁경부암 예방 효과가 있다. 즉 예방 접종이 자궁경부암을 100% 예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예방 접종을 했더라도 정기적으로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현재 국내에서 만 12세 여성 청소년은 전국 보건소 및 가까운 지정 의료기관에서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무료로 할 수 있다.

◆유익균이 건강한 질내 환경 유지

한편, 건강한 질에는 '락토바실러스'라는 유익균이 90~95% 이상 차지하고 있다. 락토바실러스는 포도당을 젖산으로 전환시켜 질 내 환경을 약산성(pH4.0~4.5) 환경으로 조성해 유해균으로부터 질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정 교수는 "유익균인 락토바실러스가 감소하고 박테리아, 이스트 및 기생충과 같은 유해균이 증가하게 되면 질 내 환경이 나빠지게 되고 질염이 유발된다"며 "그 결과 자궁경부 및 질의 구조를 유지하는 여러 물질들이 파괴되므로 보다 쉽게 인유두종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 여러 연구 및 최근 칠곡경북대병원에서 국내 여성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정상 여성의 질 내 세균과 자궁경부 상피 내 병변 및 자궁경부암 등 자궁경부 질환이 있는 여성의 질 내 세균을 비교 분석했을 때 자궁경부 질환이 있는 경우 유익균인 락토바실러스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자궁경부 질환이 진행할수록 유해균인 '스트렙토코쿠스'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근오 칠곡경북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
정근오 칠곡경북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

◆생활 습관 개선도 중요

건강한 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간단한 생활 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우선 따뜻한 물로 질을 가볍게 세척하고 질 내부까지는 씻지 않는 것이 질의 약산성 환경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강한 비누나 여성 세정제 스프레이를 과다하게 사용할 경우 질 내 환경이 알칼리화돼 유해균이 더욱 쉽게 자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통풍이 잘 되는 면 속옷을 입고 꽉 조이는 옷은 입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요구르트에는 질 건강에 필요한 유익균과 유사한 세균이 함유돼 있으므로 요구르트를 섭취하면 좋다. 정확한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입에서 장까지 갔다가 장에서 배출된 유산균이 질로 이동해 질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교수는 "질염 증상이 있다면 가까운 산부인과를 방문, 질 내 세균 검사를 통해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간단한 생활 습관이나 식습관 변화를 통해 건강한 질 내 환경을 유지할 수 있으며, 질염 예방뿐 아니라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는 데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도움말 정근오 칠곡경북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