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철수 압박하는 국힘…尹-安 단일화 담판론 제기

지지율 낮은 安에 사퇴 촉구…수용 못할 제안 '면피용' 분석
당내선 정부 조각권 내걸고 후보 독대 통한 담판론 제기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왼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결단식에 참석해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왼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결단식에 참석해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의 거듭된 완주의사 표명에도 야권 대선주자 단일화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겉으로는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합치자'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지만 내심은 여론조사 지지율이 낮은 안 후보의 양보를 촉구하는 분위기다.

정치권에선 국민의힘이 안 후보가 수용할 수 없는 제안을 반복하는 이유가 구체적인 단일화 협상 전 상대 고사(枯死) 작전이자 일이 틀어졌을 때에 대비한 면피용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국민의힘은 8일에도 안 후보에 대한 공세적 단일화 요구를 이어갔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에서 그동안 각종 선출직 공직후보 단일화 수단이었던 여론조사 방식에 대해 "지금 안철수 후보가 놓인 처지나 이런 것을 봤을 때 가당치가 않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 사퇴가 유일한 단일화 방안이니 후보자 등록(13∼14일) 전에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는 압박이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MBC 라디오에서 안 후보가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후보들보다 지지율이 높다는 이유로 자신으로의 단일화를 주장했다면서 "지금은 그러면 지지율이 (윤석열 후보가 더 높으니) 이미 다 끝나지 않았나"고 공격에 힘을 보탰다.

앞서 원희룡 정책본부장의 "단일화 여부로 박빙 승부가 갈릴 수 있다. 후보 등록 전에 단일화해야 한다"는 발언과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의 "(단일화)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한 언급보다는 훨씬 공격적인 어투다.

당내에선 '야권분열은 필패'라는 점을 고려하면 단일화 없는 승부도 문제지만 단일화 노력이 없는 승부는 더 문제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당 관계자는 "단일화 협상이야 상대가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단일화를 위한 노력조차 하지 않으면 보수진영의 정권교체 여망을 등에 업은 윤석열 후보가 마지막에 힘을 발휘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단일화 협상 결과와 상관없이 단일화를 위해 윤 후보가 승부를 거는 모습을 보여야 단일화에 실패하더라도 윤 후보가 동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당내에선 윤 후보가 안 후보에게 차기 정부에 일부 조각권을 부여하는 단일화 방안을 제시하고 두 후보가 독대를 통해 결정을 내리는 '담판론'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당장은 안 후보를 주저앉혀 단일화 협상이 필요 없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국민의힘이 강온 양면전략을 구사하는 중이다.

하지만 안 후보가 단일화 압박에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국민의힘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정권교체의 주역이 되러 나왔다. 당선이 목표다. 단일화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지 않다 보니까 어떤 방식에 대해서 고민해 본 적은 더더욱 없다"고 완주의사를 재차 확인했다.

나아가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안 후보에게 윤 후보가 단둘이 만나자는 제안을 해도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이는 안 후보의 의중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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