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의 거듭된 완주의사 표명에도 야권 대선주자 단일화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겉으로는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합치자'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지만 내심은 여론조사 지지율이 낮은 안 후보의 양보를 촉구하는 분위기다.
정치권에선 국민의힘이 안 후보가 수용할 수 없는 제안을 반복하는 이유가 구체적인 단일화 협상 전 상대 고사(枯死) 작전이자 일이 틀어졌을 때에 대비한 면피용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국민의힘은 8일에도 안 후보에 대한 공세적 단일화 요구를 이어갔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에서 그동안 각종 선출직 공직후보 단일화 수단이었던 여론조사 방식에 대해 "지금 안철수 후보가 놓인 처지나 이런 것을 봤을 때 가당치가 않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 사퇴가 유일한 단일화 방안이니 후보자 등록(13∼14일) 전에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는 압박이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MBC 라디오에서 안 후보가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후보들보다 지지율이 높다는 이유로 자신으로의 단일화를 주장했다면서 "지금은 그러면 지지율이 (윤석열 후보가 더 높으니) 이미 다 끝나지 않았나"고 공격에 힘을 보탰다.
앞서 원희룡 정책본부장의 "단일화 여부로 박빙 승부가 갈릴 수 있다. 후보 등록 전에 단일화해야 한다"는 발언과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의 "(단일화)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한 언급보다는 훨씬 공격적인 어투다.
당내에선 '야권분열은 필패'라는 점을 고려하면 단일화 없는 승부도 문제지만 단일화 노력이 없는 승부는 더 문제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당 관계자는 "단일화 협상이야 상대가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단일화를 위한 노력조차 하지 않으면 보수진영의 정권교체 여망을 등에 업은 윤석열 후보가 마지막에 힘을 발휘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단일화 협상 결과와 상관없이 단일화를 위해 윤 후보가 승부를 거는 모습을 보여야 단일화에 실패하더라도 윤 후보가 동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당내에선 윤 후보가 안 후보에게 차기 정부에 일부 조각권을 부여하는 단일화 방안을 제시하고 두 후보가 독대를 통해 결정을 내리는 '담판론'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당장은 안 후보를 주저앉혀 단일화 협상이 필요 없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국민의힘이 강온 양면전략을 구사하는 중이다.
하지만 안 후보가 단일화 압박에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국민의힘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정권교체의 주역이 되러 나왔다. 당선이 목표다. 단일화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지 않다 보니까 어떤 방식에 대해서 고민해 본 적은 더더욱 없다"고 완주의사를 재차 확인했다.
나아가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안 후보에게 윤 후보가 단둘이 만나자는 제안을 해도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이는 안 후보의 의중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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