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편파 판정에 ‘한복 공정’, 이것이 친중 정책 대가인가

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치마 저고리와 댕기 머리를 등 한복 복장을 한 공연자가 개최국 국기 게양을 위해 중국의 오성홍기를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치마 저고리와 댕기 머리를 등 한복 복장을 한 공연자가 개최국 국기 게양을 위해 중국의 오성홍기를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천m 준결승에서 한국 선수들이 주최국 중국 선수들을 위한 편파 판정 희생양이 됐다. 우리 선수들이 조 1위와 2위를 기록했지만 페널티 판정을 받아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결국 중국 선수들이 금·은메달을 가져갔다. '올림픽이 아닌 중국의 전국체전'이라는 등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올림픽 개막식에선 중국이 한복을 중국의 소수민족 의복으로 표현, '한복 공정' 지적이 나왔다.

편파 판정 및 개막식 한복 논란은 "중국은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가"란 질문을 던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가 애면글면 목을 맨 중국 중시 정책 결과물이 이것이냐는 물음도 나오게 만든다. 5년 내내 중국에 기대고 구애해 온 친중 정책의 대가가 무엇인지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민주당이 편파 판정에 부랴부랴 항의하고 나선 것은 이를 의식한 때문이다. 이 후보는 "편파 판정에 실망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했고,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국힘이 집권하면 매일매일이 중국 올림픽 보는 심정일 것이다. 불공정이 일상이 될 것"이라고 했다. 대선을 20여 일 앞두고 반중 정서가 고조될 기미를 보이자 중국 선수들을 위한 편파 판정에 항의하는 것과 함께 친중 정책을 편 문재인 정권에 대한 비판 화살을 국민의힘으로 돌리려 꼼수를 부린 것이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작은 나라지만 중국몽에 함께하겠다"는 등 중국 우선 정책에 치중해 왔다. 굴종 외교란 비판까지 자초했다. 하지만 시진핑 주석 방한은 이뤄지지 않았고, 중국을 지렛대 삼아 해결하려던 북핵 문제는 상황이 더 나빠졌다. 반면 국가 안보의 축인 한미동맹은 약해졌다. 중국으로 기울었지만 중국으로부터 경시당하는 국가로 전락했다. 그 결과 한국의 2030세대는 중국을 일본보다 더 싫어하는 상황이 됐다. 편파 판정과 '한복 공정'으로 얼룩진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우리 국민에게 던진 중국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심도 있게 성찰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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