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춘추시대를 지나 전국시대에 전국칠웅(戰國七雄)으로 대표되는 제(齊), 연(燕), 조(趙), 한(韓), 위(魏), 진(秦), 초(楚)의 7개 제후국이 서로 싸우기도 하고 연합하면서 대립 양상으로 정국이 펼쳐졌다.
당시 이런 상황을 바탕으로 두 가지 책략이 등장했는데, 바로 합종책과 연횡책이다.
고래로 정권을 잡는 데는 합종연횡(合從連橫)이 횡행했다. 이념도, 친소도 없이, 승리를 위해서라면 뭉치기도 하고, 갈라서기도 한 것이다.
우리나라도 1945년 광복 이후 수많은 선거에서 정당간, 후보간 합종연횡이 횡행했고, 그것이 승리의 드라마를 쓴 예가 얼마 전에도 있었다.
6.29선언 후 1987년 때 김영삼, 김대중 양김이 서울의 봄이라는 물결에 휩쓸려 당선될 것 같았으나, 노태우가 승리했다.
야권분열 때문에 야권이 총합으로 55%를 득표해 여당후보를 이겼으나, 종다수 당선 원칙에 따라 노태우가 36.64%로 당선됐다. 김영삼 28.03%, 김대중 27.04%로 너무나 아쉬운 순간이었다. 이 예는 여당의 연횡책으로 야권이 분열한 데 따른 결과다.
반면 1997년 DJP연합 김대중 40.27%, 이회창 38.74%로 DJP연합이 승리한 것과 2002년 노무현, 정몽준 연합 48.91%가 이회창 46.63%를 제치고 승리한 것은 합종책의 결과다.
현재 제20대 대통령선거도 이같은 합종연횡이 승리의 열쇠를 쥐고 있는 형국이다. 지금까지의 여론조사 흐름을 보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박빙으로 오차범위 내의 접전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야권의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심상정 후보가 일정부분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형국이다. 그 중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윤석열 후보나 이재명 후보와 합종(合從)한다면, 그 진영이 확실히 이기는 것으로 나온다.
따라서 4자구도로 가는 것은 민주당이나 국힘의 연횡책일 것이고, 윤석열-안철수는 국힘의 합종책일 것이며, 이재명-안철수는 민주당의 합종책일 것이다.
이런 합종연횡의 움직임은 사방에서 감지되고 있다. 윤석열 후보에게 왔다가 나간 김종인 책사를 두고, 이재명 후보 측이 수차례 만나 합종을 꾀하고 있고, 그 전에는 볼 수 없었던 이재명-안철수 합종론도 여권에서 나오고 있는 것을 보면 그 결과가 어떻게 귀결될지 주목되고 있다.
지난 2월 3일 설 연휴가 끝난 직후 윤석열, 이재명, 안철수, 심상정 후보의 첫 4자 토론회에서 처음 출전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답변이 어눌하기는 하였으나, 정치 입문 1년도 안 되는 제일 야당의 대통령 후보로서 토론 경험이 많은 세 사람 못지않게 밀리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다.
야권이 국민들의 다수가 원하는 정권교체 염원을 이루기 위해서는 윤석열-안철수 합종책을 써야 할 것이다. 윤석열, 안철수 두 후보는 통 큰 양보, 차차기까지 염두에 둔, 단일화를 뛰어 넘는 연립정부까지, 민주당정권을 이길 수만 있다면, 합종해야 할 것이다.
안철수 후보는 10여 년 동안 경험과 정치 선배로서 대인다운 결단이 지금껏 본인을 위해 충성해 온 참모들에게도 보은을 해 주는 길이고, 도탄에 빠진 국민들의 삶과 풍요로운 조국건설에 기여하는 길일 것이니 하루라도 빨리 두 후보가 만나 단일화를 뛰어 넘는 연합정치로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의 염원을 실현시켜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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