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31일 한중 양국이 공동 발표한 '한국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추가 배치하지 않고,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에 편입하지 않으며, 한·미·일 군사동맹은 맺지 않는다'는 3불(3不) 원칙은 한국의 굴욕적 군사주권 포기 선언이다.
이에 대한 외국 언론의 평가는 매서웠다. 영국의 유력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이 중국의 개집 방식(doghouse approach) 전략에 굴복했다'고 비꼬았다. "중국은 상대방 행동이 마음에 안 들면 바뀔 때까지 괴롭힌다. 그래도 안 바뀌면 상대를 개집에 가둬 벌을 준다. 그래도 여전히 변하기를 거부하면 적절한 처벌 기간을 둔 후 상대를 개집에서 꺼내고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굴면서 상대가 고마워하기를 바란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중국은 총 한 발 쏘지 않고 승리했다'는 평가도 이에 못지않았다. '3불 정책을 표명하며 중국과 맺은 사드 합의는 엄청난(enormous) 희생이며 경제를 정치·안보 문제에 연계시키는 (잘못된) 선례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런 평가에 문재인 정권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도 마찬가지다. '3불 합의 발표' 전부터 그랬다.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도중인 2017년 3월 중국 CCTV와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되면 사드 배치를 철회하겠다"고 했다.
이런 굴중(屈中)은 바뀌지 않았다. 지난 3일 대선 후보 첫 TV 토론회에서 '문재인 정권의 3불 정책이 유지돼야 하느냐'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질문에 "(3불은) 적정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앞서 작년 12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청년 대부분은 중국을 싫어한다"고 하자 민주당 선대위 강선아 대변인은 "국경을 넘는 망언"이라고 비난했다. 이 후보의 생각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랬던 이 후보가 베이징 동계올림픽 편파 판정으로 반중 감정이 20, 30대를 넘어 전 세대로 확산되면서 대선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자 돌연 반중으로 표변(豹變)하고 있다.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선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문제에 대해 "불법 영해 침범인데, 그런 건 격침해 버려야 한다"는 위험한 발언까지 했다. 반중 감정에 편승하려는 '반중 포퓰리즘'이란 비판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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