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인성호(三人成虎). 세 사람이 호랑이를 만든다는 뜻이다. '한비자' 내저설(內儲說) 편에 나온다. 거짓된 말도 여러 번 되풀이하면 참인 것처럼 여겨지는 것을 경계하라는 의미다.
유력 대선후보의 배우자가 공무원을 사적으로 부리고 법인카드를 유용했다는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공적 자원을 사적 영역으로 끌어들였다는 점에서 사실로 드러날 경우 법적 처벌과 도덕적 힐난은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경북도청에도 얼마 전부터 '공과 사'를 구분 짓지 못하는 한 간부 공무원 얘기가 복도 통신을 달구고 있다. 소문의 진위 여부를 떠나 사실인 양 확대·재생산되는 데에서 씁쓸할 따름이다.
내용인 즉 이렇다. 간부공무원 A씨는 오래 전부터 유관기관의 한 여직원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친분이든 사랑이든 무슨 죄가 되련만, 문제는 그 직원에게 사업을 몰아주고 인척 취직까지 시켜주는 등 공적 자원을 사적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설화까지 불거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해당 부서에서 추진되는 몇몇 굵직한 사업조차 '여성 환심용'이라는 말까지 들릴 지경이니, 이 쯤 되면 '사랑의 콩깍지'로 치부하기엔 지나치다.
진위야 어떻든, 경북도청에는 잊을 만하면 이런 삼류 소설 같은 '삼인성호'가 등장, 도정의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 직원들은 '일하는 사람 따로, 사랑놀음 따로'라며 허탈해하고 있다.
'잦은 수군거림'을 두고 더이상 묵과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조적 문제'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실제로 경북도청이 안동으로 옮겨온 뒤 수년이 지났건만 대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리적 여건과 사회경제문화 인프라로, 관심 둘 곳은 '직원 사생활밖에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게다가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19 방역 생활 속에서 '코로나 블루'까지 더해져, '뒷담화 현상'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도청 직원용 내부 게시판에는 '카더라'식 글이 올라오기 일쑤다. 과거 특정 직원들을 겨냥한 음해성 글을 두고선 형사 소송으로 번질 뻔한 적도 있었다.
중구삭금(衆口鑠金)이라 했다.
대중의 입은 쇠도 녹일 만큼 여론은 무섭다. 복도 내 수많은 입들의 에너지를 '군위군 대구 편입', '메타버스 수도 경북도', '대구 취수원 문제' 등 산적한 도청 현안에 모아 보면 어떨까? 이대로가다간 삼인성호가 되지 않게 청 내 복도에서는 '카더라 통신 거리두기'라도 시행해야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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