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강대국 틈바구니에서 백척간두 전쟁 위기를 맞고 있다. 지금 우크라이나는 유럽에서 두 번째로 가난한 나라이지만 1991년 독립 당시만 해도 성장 잠재력이 아주 높았다. 우선 국토가 유럽에서 러시아 다음으로 넓다. 국토 대부분이 비옥한 곡창지대이고 옛 소련 시절 조성된 중공업단지 등 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었다. 양질의 교육을 받은 인재들도 풍부했다.
이 좋은 조건의 나라가 약소국이 된 것은 낙후된 정치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지금껏 제대로 된 정치 지도자를 가져본 적이 없다. 친서방파와 친러시아파 할 것 없이 집권 세력은 부패하고 무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현 대통령과 집권 세력도 매한가지다. 젤렌스키는 코미디언 출신이다. 그는 2015년 '국민의 종'이라는 시트콤 드라마에서 부정부패를 처단하는 청렴한 대통령 역할을 맡아 국민적 인기를 얻었다.
그 인기에 편승해 2018년 12월 31일 젤렌스키는 대권 도전을 선언해 우크라이나 사상 최연소 대통령에 당선됐다. 하지만 당선 이후 보여준 젤렌스키의 정치력은 처참했다. 우크라이나 행정부 요직 중 상당수는 젤렌스키가 속해 있던 코미디·영화 제작사의 일가 친척들로 채워졌다. 지난해 12월 25일 자 뉴욕타임스는 "우크라이나 정치는 마치 한 편의 코미디 호러 드라마와 같다"라고 지적했다.
냉혹한 게 국제 질서인데 우크라이나 정치인들은 순진하기 짝이 없었다. 독립 직후 우크라이나는 주변 강대국들의 안전 보장 약속을 철석같이 믿고 핵무기 2천 기를 러시아에 넘겼다.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국방력을 포기한 채 남의 나라에 자국의 안위를 맡겼지만 돌아온 것은 주변국들의 배신이었다. 강대국들은 영토 보존·불가침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쳤다.
전쟁 위기가 고조되자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아이들, 할머니 할 것 없이 총을 들었지만 정치 지도자와 부자들은 외국으로 내뺐다고 한다. 그 모습은 우리에게 반면교사가 되기 충분하다. 역사는 돌고 돈다. 나라는 스스로 지킬 힘이 있을 때 지켜진다. 결국, 정치가 가장 중요하다. 거의 모든 것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1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들이 훌륭한 지도자를 뽑아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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