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대표 건설社 화성산업, '형제의 난'으로 경영권 분쟁

이인중, 이홍중 공동경영 체제가 막 내릴 듯
화성산업 지분 매각, 배임 논란 등 갈등 커져
3월 주총서 양 측간 표 대결 양상 벌어질 듯

화성산업이 형제 간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다. 사옥 전경. 화성산업 제공
화성산업이 형제 간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다. 사옥 전경. 화성산업 제공

대구의 대표적 건설기업인 화성산업에서 '형제의 난'으로 경영권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최대주주인 이인중 명예회장과 동생 이홍중 회장의 공동경영 체제도 끝이 보인다.

이인중 명예회장은 최근 이홍중 회장과 특수관계법인인 화성개발 이사진, 자회사인 동진건설 이사진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배임) 등의 혐의로 대구지검에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홍중 회장이 화성개발에서 보유 중인 화성산업 지분을 동진건설에 매각, 공동경영이라는 신뢰를 깨트렸다는 게 이인중 명예회장 측 주장이다.

이인중 명예회장 측에 따르면 이홍중 회장은 관련 지분 112만주(지분율 9%)를 상의 없이 자신의 지배 아래 있는 동진건설에 매각했다. 이 주식은 상호주여서 의결권이 없었으나 동진건설에 매각되면서 그 권리가 복원됐다. 이홍중 회장이 회사 지배력을 높여 단독경영 체제를 갖추려고 이 같이 움직였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화성산업은 창업주 고(故) 이윤석 회장의 아들인 이 씨 형제가 함께 경영해왔다. 그러다 2019년 이인중 명예회장의 장남인 이종원 대표가 이홍중 회장과 공동대표 자리에 오르면서 3세 경영의 신호탄을 쐈다. 하지만 이번 일로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이 벌어져 숙부와 조카로 이뤄진 쌍두마차 체제도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됐다.

화성산업 지분은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이인중 명예회장이 9.34%로 가장 많은 상태. 이외에 화성개발이 9.27%, 이종원 대표 5.31%, 이홍중 회장 5.20%, 동진건설 0.96% 등을 보유 중이다. 동진건설의 주요 주주는 화성개발(46.2%)과 이홍중 회장 및 특수관계인(12.5%)이다.

이홍중 회장 측은 다음 달 25일 열릴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자신의 연임과 이인중 명예회장 측의 경영권 배제를 위해 주주제안에 나선 상황이다. 2019년 사내이사로 재선임된 이홍중 회장의 임기는 다음 달까지다.

대표이사이자 사내이사인 이홍중 회장이 주주제안을 통해 재선임 이사 후보로 추천됐다는 건 그가 이사회에서 재신임을 받지 못했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화성산업도 보통 상장사들처럼 이사회에서 등기이사 추천 후보 명단을 확정한 이후 주주총회에 이사 선임 안건을 올린다고 정관에 규정해 놓고 있는데 그 대신 주주제안이라는 과정을 거쳤기 때문이다.

지역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사태의 고비는 다음 달 열릴 정기주주총회"라며 "이대로라면 주총 때 양측 사이에 표 대결이 불가피해 보인다. 화성산업이 이번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주총에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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