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코로나 부채 눈덩이] 대구경북 중소기업·소상공인 부채규모 ‘빨간불’

대구신보 보증잔액 2조3천억원 육박…평균 2천만원씩 대출
계속되는 만기 연장에 금융 건전성 우려…금융위 “6개월 연장”
“유예해도 큰 의미 없어, 경기 살리는 게 우선”

코로나19 장기화로 대구 중구 동성로의 빈 상가가 크게 늘었다. 최근 동성로 몇몇 건물 전체가 임대 상태로 남아 있는 모습.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코로나19 장기화로 대구 중구 동성로의 빈 상가가 크게 늘었다. 최근 동성로 몇몇 건물 전체가 임대 상태로 남아 있는 모습.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코로나19 사태가 2년 넘게 계속되면서 대구경북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부채도 급증하고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대출 만기 4차 연장을 발표했지만, 언젠가는 갚아야 할 돈이란 사실은 변함이 없다.

자영업자 위주로 보증을 진행하는 대구신용보증재단(이하 대구신보)의 보증잔액은 2조3천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대구신보는 지난달 18일 기준 잔여 보증건수 11만1천288건, 보증잔액 2조2천973억원을 기록했다고 2일 밝혔다. 환산 보증비율 96.3%를 적용하면 실제 대출이 실행된 금액은 2조3천854억원이 된다. 1건당 약 2천140만원을 대출받은 셈이다.

연도별로 보면 잔여 보증건수·보증잔액 급증세가 확연히 드러난다. 2018년 5만6천823건(1조2천679억원), 2019년 6만1천633건(1조3천802억원)이던 보증규모는 2020년 코로나를 맞아 10만423건(2조2천920억원)으로 급증했고, 지난해까지 10만6천575건(2조2천629억원)을 기록했다.

비교적 자금 여력이 부족한 사업장을 대상으로 보증을 발행하는 대구신보이기 때문에 자금 회수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대구신보 관계자는 "코로나 시국을 거치면서 보증배수가 크게 높아진 것은 맞다"면서도 "정부와 대구시 정책에 맞춰 소상공인에게 급격한 상환 부담이 가지 않도록 관리할 계획"이라고 했다.

대출 만기연장과 이자 상환유예 조치가 계속되면서 금융 건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금융당국은 지난 2020년 4월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에 들어갔고, 지금까지 6개월 단위로 3차례 연장됐다. 이 기간 신용보증기금이 대구경북 사업장을 대상으로 보증 전액을 만기연장한 규모도 총 7조6천억원이나 된다.

급증한 부채 규모에 애초 금융위는 이달 말 코로나 관련 대출을 예정대로 종료하려고 했지만, 국회가 추가 연장 의견을 내면서 6개월간 이어지는 네 번째 연장을 결정했다.

그러나 결국은 임시방편에 불과한 조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 동성로에서 패션잡화 매장을 운영하는 A(39) 씨는 "유예를 해도 6개월이어서 큰 의미가 없다"며 "코로나가 끝나지 않아 매출은 계속해서 떨어지는데 몇 달 뒤에 갚을 여력이 될까 싶다"고 했다.

임규채 대구경북연구원 실장은 "정부가 할 수 있는 지원은 다 하는 것이 맞다. 우선 3년째 지속되는 방역조치부터 재논의해야 한다"며 "소상공인은 무리한 투자나 대출을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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