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쟁쟁한 보수 정치인들의 '대리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사라진 국민의힘 공천권을 대신할 중량급 인사 영입에 '보수 무소속 후보'들이 한결같이 팔걷고 나섰기 때문이다.
현재 대구 중구남구 보선에는 도태우·주성영·임병헌·도건우(기호 순) 등 보수성향 무소속 후보 4명이 경쟁 중이다.

도건우 후보는 지난 25일 대구 남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출정식 일정에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대구 수성구을)을 초청했다.
홍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도건우 후보가 도와줬기 때문에 나도 도와주는 게 정치적 도리"라며 "나는 정치적으로 도와준 사람은 어느 상황에서라도 은혜를 갚는다"고 말했다.

주성영 후보는 이름이 비슷한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구갑)을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앞세웠다. 여기서 주 의원은 "복당이 가능하고 3선이 되는 주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며 '당선 후 복당'을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도태우 후보는 지난 24일 '4·15 총선은 부정선거'라는 음모론을 함께 주장하고 있는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를 초청해 지지선언을 받아냈다. 황 전 대표는 이날도 "(대선에서) 사전투표를 하면 안 된다"며 재차 음모론을 꺼내 들었다.

임병헌 후보는 문희갑 전 대구시장을 내세웠다. 문 전 시장은 지난 24일 임 후보의 선거사무소를 방문해 "올바른 지역 일꾼을 뽑아 나라가 나라답고, 국민이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굵직한 정치 인사들의 대리전 양상은 국민의힘이 후보를 내지 않고, 대선에 가린 관심도 견인을 위해서는 불가피한 결정일지 모른다. 하지만 본인의 역량으로 승부하기보다 국민의힘 유력 정치인을 모셔오기 급급한 수동적 행보를 비판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민주당 대구시당은 논평을 통해 "오늘로써 김재원 최고위원이 말했듯 '무소속 출마해 당선돼 돌아오라는 것이 당의 명령'이라는 게 증명됐다"며 "침묵하면 무소속 후보에 대한 암묵적 지원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하려고 공천 안 한다고 하면서 무소속 출마를 막을 방법이 없다고 했는가?"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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