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보수 지지기반이 강한 대구경북에서는 '반문'(반문재인) 성향에 정권교체를 요구하는 민심이 결합, "일단은 정권교체부터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감지된다. 이를 위해 지지할 후보로는 역시 제1야당 국민의힘의 윤석열 대선 후보를 언급한 이들이 많다.
서문시장 상인 김선이(53) 씨는 "이번 정부 들어 내로남불 같은 것들이 너무 심해서, 꼭 좀 정권교체를 했으면 좋겠다"며 "윤 후보가 뭘 잘 모르기는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많이 알아서 대통령이 됐느냐. 보좌진을 잘 두면 된다"고 말했다.
특히 이준석 당 대표의 당선 이후 부쩍 늘어난 2030 청년세대의 국민의힘 지지를 방증하듯, 젊은 층 사이에서도 정권교체에 대한 목소리가 높았다.
대학생 이권렬(26) 씨는 "문재인 정부 5년을 지내보니 청년이자 20대 남성으로서 부동산과 일자리 문제 등에서 희망을 잃고 실망을 많이 했다"면서 "정권교체가 가장 우선이기 때문에 윤 후보를 지지한다"고 했다.
같은 '정권교체'를 내걸고 윤 후보와 차별화 행보를 보이는 안철수 후보에 대한 지지도 적지 않았다. 직장인 윤모(29) 씨는 "정권교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윤 후보는 국정에 대해 모르는 점이 너무 많은 것 같다"며 "과학기술에 대한 안 후보의 관점과 지식이 앞으로 우리나라에 꼭 필요할 것"이라며 안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다.

다만 대구 민심의 풍향계는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이 80% 가까운 득표를 기록하며 '보수 텃밭'이라고 불리던 시절과는 미묘한 온도차가 있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다름아닌 대구경북 출신이라는 점에 더해,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로 일하며 행정 능력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고민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주부 김태선(66) 씨는 "이번 대선에는 아예 투표를 안 할 생각이다. 이재명 후보도, 윤석열 후보도 모두 별로"라고 했다. "이 후보는 일은 잘 할 것 같은데, 대장동 사건 등을 보면 얼마나 더 해먹을지 걱정된다. 반대로 윤 후보는 불안하고 미숙하다. 처음에는 찍어보려고 했는데, 기차 좌석에 구둣발을 올리는 것을 보고 배려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특히 전국적으로도 더불어민주당의 주요 지지 세대인 40대에서는 뚜렷한 이 후보 지지 의사를 가진 이들이 많았다. 직장에 다니다 잠시 일을 쉬고 있다는 신정안(47) 씨는 "행정력이 가장 강점이고, 성남시장 할 때부터 해왔던 일들을 유튜브를 통해 많이 봤다.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대단한 사람"이라며 "윤 후보는 대통령감은 아닌 것 같다. 국가의 대표로 국제무대에 내보냈을 때 많이 부족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경북의 민심도 대구와 동떨어지진 않았다. 보수의 텃밭인 경북 지역인 만큼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는 민심이 우세했다.
예천읍 거주 60대 한 유권자는 "부동산 문제, 지방 소멸 등의 문제에 안일한 현 정권을 교체해야 된다"며 "제1야당(국민의힘)의 후보인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대구경북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고성환(60) 문경문화관광재단 사무국장은 "경북지역에서 정권교체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민주당의 실정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민주당 상당수 인사들은 민주화에 헌신해 온 것을 자부심으로 느끼고 있지만 자신들을 무결점으로 설정하고 내로남불식으로 꾸짖는데만 몰두해온 많은 행태들이 국민들에게 피로감을 느끼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의성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한 군민도 "의성 유권자를 만나 의중을 들어보면 민주당이 싫으니까 윤석열 후보를 지지한다는 여론이 강하다. 하지만 지역 프레임을 빼고 후보자만 놓고 판단할 경우에는 고민스럽다는 얘기도 많다"고 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고향인 안동을 중심으로는 '역대급 비호감'이라는 명분으로 혼전세도 감지됐다.
안동지역 한 유림단체 인사는 "여러모로 낭패고 걱정이 앞서는 대선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며 "여전히 정책과 공약은 안보이고 프로파간다(propaganda·선전)만 난무하니 누가 이리고 승냥이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안동의 한 시민은 "안동은 정치적으로 전통적인 보수지역으로 통하는 데 이번 대선에서는 오리무중인 상황인 것 같다"며 "안동이 고향이라고 주장하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육사 이전'이라는 강한 공략을 내건 상황이고, 여당을 바꾸려는 국민의힘 지지자들 간 대립이 지역 내 소통을 더욱 옥죄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성로 안동대 교수는 "민주주의가 무너지면 그 대가는 보통 사람이 치러야 한다. 이 나라의 앞날이 걱정"이라며 "이번 대선은 '사회안정과 번영'이냐 아니면 '혼란과 후퇴의 갈림길'이냐의 대결이다. 국민들의 현명한 판단이 어느때보다 중요한 선거"라고 했다.
경북도청신도시에 사는 30대 시민은 "양당 두 후보는 물론 부인과 관련한 각종 비리, 비위 의혹이 넘치고 있어 두 후보 모두 대통령으로서의 신뢰가 높지는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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