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엑스코에는 이틀째를 맞은 '2022 대구국제섬유박람회'(이하 PID)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 코로나19 확산세 탓인지, 현장의 분위기는 다소 한산했다. 그러나 483개의 홍보 부스를 빽빽이 채운 국내외 섬유업체 209개사는 저마다의 기술력을 뽐내며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했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이번 PID는 '지속 성장을 위한 섬유산업의 대전환'을 주제로, 산업의 최신 트렌드인 첨단기능성‧친환경‧보건안전 소재에 초점이 맞춰졌다.
전시장 입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엔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 섬유를 전시한 부스가 있다. 흑연을 원료로 한 그래핀은 고강도임에도 가볍고, 항균, 정전기 방지 등의 특징을 가진 소재다.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수도권 업체인 아이지에스에프는 세계 최초로 염색이 가능한 그래핀 섬유를 개발하고 상용화했다. 현재 스포츠, 바이오, 국방, 산업 등 다방면의 분야에 적용되는 소재다.
박경희 아이지에스에프 부대표는 "최근 독일과 인도네시아 국방제품으로 대량 오더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며 "앞으로는 살균 기능까지 갖춘 그래핀 섬유를 올해 상반기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 기업들은 기능성과 친환경성을 모두 갖춘 각양각색의 섬유제품을 전시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대구 서구의 보광아이엔티는 폐페트(PET)병을 재활용한 리사이클 섬유로 만든 각종 의류와 함께 기능성을 갖춘 의료복과 군복 등을 선보였다. 특히 작년 말 출시한 수술복은 항바이러스와 항균 기능을 모두 갖춰 시선을 끌었다.
조호연 보광아이엔티 연구소장은 "추후 리사이클 섬유 제품에도 고기능성을 부여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리사이클 원단 생산기업 중 국내 최대 규모 원창머티리얼은 이번 PID를 통해 생분해성 폴리유산(PLA) 섬유에 방수‧투습 기능을 적용한 자켓용 원단을 전시했다. 또한 염료가 잘 침투하지 않고, 고온에 약한 PLA 원단에도 염색을 가능케 하는 디지털프린팅 기술도 알렸다.
버려진 자원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업사이클링(Upcycling·새활용) 제품들도 눈에 띄었다.
울산에 본사를 두고 있는 사회적기업 우시산은 자체 제작한 친환경 제품들을 선보였다. 이 회사가 제작한 침구류, 인형, 의류 등은 모두 폐플라스틱 업사이클링을 통해 만들어졌다.
이날 우시산은 네이버 해피빈에서 진행 중인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하면 폐플라스틱 병뚜껑으로 만든 화분과 모종삽을 증정하는 행사도 함께 진행했다.
우시산 관계자는 "원료가 되는 폐플라스틱은 시민들의 참여와 공기업, 대기업, 복지시설 등과의 협업을 통해 수급된다"며 "최근엔 대구경북 섬유기업과의 협력관계를 구축해 티셔츠, 에코백 등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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