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대구FC 홈구장인 DGB대구은행파크(이하 대팍)는 축구계의 최고 히트 상품이다. 2019년 준공한 대팍은 규모와 외관에서 시선을 끌었고, 지붕과 알루미늄 발판 등 팬들을 위한 구장으로 이른바 '대박'을 터뜨렸다.
2019년 시즌에 홈에서 치른 19경기에 총 관중 20만3천942명이 입장해 경기당 1만734명이 관람했다. 대구스타디움을 사용했던 2018년 평균 관중(3천518명)과 비교하면 놀라운 변화였다. 코로나19 이후 무관중 경기 등으로 주춤했지만 여전히 대팍은 축구팬들에게 최고의 구장으로 불린다.
실제 지난해 발표된 '2020 프로스포츠 관람객 성향 조사(2018년 1월~2020년 12월 온라인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대구FC의 연관검색어 1위는 DGB대구은행파크가 단연 1위였고, 2위가 코로나19였다.
최고의 대팍을 유지하기 위해 묵묵히 비지땀을 흘리는 사람들이 있다. 대팍에 상주하는 잔디 관리 및 시설 유지 보안 담담자들이다.
◆"잔디 보존에 최선"
지난 11일 오전 10시쯤 프로축구 대구FC 홈구장 그라운드. 이날 오후 대구FC와 성남FC 간 경기가 예정돼 있었다. 담당자들은 그라운드의 패인 부분에 착색된 모레로 보강 작업을 하고 있었다. 잔디 색깔과 같은 푸른 모레와 잔디 씨를 섞어서 패인 곳에 꼼꼼히 뿌렸다. 김천식 대구시 체육시설관리사무소 잔디관리팀 주무관은 "많이 패인 곳은 잔디를 심지만 조금 패인 곳은 착색 모레로 대신한다"고 했다.
잔디 상태는 경기력에 직접 영향을 미칠 만큼 중요하다. 대팍이 개장하면서 대구시는 6명으로 구성된 잔디관리팀을 신설했다. 직전까지 조경팀에 잔디 담당 직원들이 속해 있었다. 잔디관리팀은 대팍 잔디뿐만 아니라 월드컵경기장, 강변축구장 등지의 잔디도 관리하고 있다.
대팍의 잔디는 서양 잔디의 일종인 '켄터키블루그라스'다. 삼성라이온즈파크뿐만 아니라 국내 스포츠 경기장의 잔디가 대부분 켄터키블루그라스다. 이 잔디는 기온이 30도가 넘으면 자라지 않고, 뿌리도 약해서 우리나라 기후와 맞지 않아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
잔디는 생육이 왕성한 4~6월 동안 2, 3일에 한 번씩, 생육이 늦을 때는 1주일에 한 번씩 깎아야 한다. 5명의 직원이 3시간가량 걸린다고 했다.
물 공급도 중요하다. 봄철은 5~10일에 한 번씩 주지만, 여름에는 매일 공급한다. 그라운드 땅 속에 스프링쿨러가 103개 매립돼 있다. 한 번에 80톤(t)가량이 소요된다.
잔디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게 병충해 예방이다. 여름철 지열이 25도를 넘으면 뿌리 생육이 나빠지고, 잔디의 체력도 떨어지면 병충해가 자주 온다. 장마철에는 병이 더욱 잦다고 했다.
김 주무관은 "병충해가 가장 겁이 난다. 6월 이후에는 병충해 방지에 가장 신경을 쓴다"며 "병충해를 관찰할 수 있는 노하우가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병충해 출몰 여부를 알기 위해서는 새벽에 출근해야 한다. 조장현 잔디관리팀장은 "동트기 전에 출근해서 잔디를 꼼꼼히 관찰해야 한다. 거미줄 같은 게 많이 보이면 뭔가 문제가 있다는 얘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고의 잔디 상태를 위해 매일매일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전사고 없는 게 제일"
경기가 없는 대팍의 시설, 미화, 보안은 민간기업인 에스원이 맡고 있다. 시설은 경기장 내 통신, 보안, 설비, 조명 등을 유지 보수하는 일을 일컫는다. 미화는 경기 전후 관중석 및 화장실 청소를 담당한다. 보안은 67대의 CCTV를 바탕으로 각종 사고 방지에 주력한다.
에스원이 가장 신경 쓰는 게 안전사고다. 불특정 다수가 출입하는 탓에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예상하기 어렵다. 특히 야구와 달리 축구는 경기 도중에는 관중들이 크게 이동하지 않는다. 볼을 향해 시선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전반전이 끝난 뒤 휴식 시간에 한꺼번에 화장실 또는 매점 등지로 이동한다. 이 과정에서 안전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전정수 에스원 소장은 "화장실이나 게이트 위주로 직원들을 집중 배치하고, 미끄러질 위험이 있는 탓에 바닥 물기 제거 등 사소한 업무도 놓치지 않는다"고 했다.
대팍 주변은 24시간 감시체제로 운영된다. 자칫 범죄가 발생하거나 불미스런 일로 경기 일정에 차질을 줄 수 있어서다. 시설과 보안 업무 담당자들은 야간과 주말에도 자리를 비우지 않는다. 전 소장은 "경기에 지장을 줄 수 있는 모든 사항들을 꼼꼼히 체크하는 게 우리 임무"라고 했다.
2020년 코로나19 발생 이후에는 자체 방역에 힘을 쏟았다. 대팍에 상주하는 대구FC 구단과 잔디관리팀, 에스원 등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하는 등 꼼꼼히 대응했다.
전 소장은 "대팍은 대구시민의 자랑거리가 됐다. 시민들로부터 지속적으로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다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