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洪, 대구시장 '하방'에 들끓는 비판…"TK가 하방도시냐"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4일 오후 대구 수성구 두산동 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4일 오후 대구 수성구 두산동 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대구 수성구을)이 대구시장 출마 채비를 서두르자 일각에서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국회의원 한 석이 아쉬운데도 대구시장 출마를 위해 금배지를 자진 반납하는 것은 해당행위와 다르지 않다는 지적과 함께 대구경북(TK)을 '하방도시'로 전락시켜 TK의 정치적 위상 회복에 도리어 찬물을 끼얹는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홍 의원은 지난 9일 대선이 끝난 직후 자신의 소통 플랫폼 '청년의꿈'을 통해 대구시장 출마를 거듭 기정사실화했다. 지난 10일 "중앙정치는 윤 당선인에게 맡기고 하방하고자 한다"고 밝혔던 홍 의원은 13일에도 대구시장 출마와 관련한 질문에 "잘하겠습니다", "대선 경선같이 경선합니다", "언제나처럼 묵묵히 내길을" 등의 답변을 달며 출마 의사를 드러냈다.

하지만 홍 의원의 출사표를 놓고 지역 내 비판 여론이 만만찮게 진행되고 있어 주목된다.

먼저 '110석 대 172석'의 극단적 여소야대 정국에서 21대 국회 최고참인 홍 의원이 거중조절 역할을 맡는 대신, 의석을 자진 반납하면서까지 광역단체장을 노리는 것은 개인적 욕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민주당이 계속 입법권력을 틀어쥔 여소야대 정국에서 멘토와 거중조정 역할을 맡으며 멸사봉공의 정신을 보여주리라 기대했는데 이미 해봤던 광역단체장에 다시 출마하는 것은 지방권력에 대한 금단현상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울러 홍 의원이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하는 순간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전체 밑그림까지 망가질 수 있다. 수도권, 충청, 부울경 등에서 역풍이 불며 새로 출범한 윤석열 정부에 어마어마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4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에서 홍준표 의원과 함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4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에서 홍준표 의원과 함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윤석열 당선인에게 전국 최고 득표율인 75.14%를 몰아준 대구의 정치적 위상 회복이 기대되는 가운데, 경선 경쟁자인 홍 의원의 '하방'은 대구시민들에게 득보다 실이 더 많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아울러 의원직 사퇴는 2020년 21대 총선에서 정치적 망명을 받아준 대구 수성구을 유권자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홍 의원이 사용하는 '하방'이라는 용어를 두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대구시장직을 중앙정치에서 밀리면 후퇴하는 곳으로 규정함으로써 지방자치단체의 격을 낮잡았다는 것이다.

채장수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궁극적으로 독립성 강화를 추구해야 하는 지방자치단체장에 출마하면서 하방이라는 표현을 거듭 쓰고 있는 것은 지역정치 정체성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라며 "단체장으로서 역량과는 별개로 지역정치에 대한 인식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말"이라고 했다.

다만 홍 의원은 청년의꿈에서 이 같은 비판여론과 관련한 질문에 "무얼해도 트집잡을 사람들"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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