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갑다 새책] 일본 전국시대 130년 지정학

코스믹출판 지음/ 전경아 옮김/ 이다미디어 펴냄

영화
영화 '세키가하라 대전투' 스틸 이미지. 이 전투는 일본 전국시대를 사실상 끝내는 역사적인 사건이 되었다.

중국에 소설 '삼국지'가 있다면 일본에는 소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있다. 소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야마오카 소하치가 1950년부터 1967년까지 집필한 총 26권의 대하소설로 국내에서는 '대망'이라는 제목으로 알려져 있다.

그 만큼 소설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배경인 전국시대는 후대에 끊임없이 이야깃거리를 제공하는 무대가 된다. 전국시대를 주름잡았던 노부나가·히데요시·이에야스의 3대 명장은 드라마, 소설, 영화, 게임, 만화 등으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중국 삼국지 못지 않게 다양한 인물과 복잡한 사건 등이 얽혀 있는 것도 인기 비결.

이 책의 특징은 복잡한 전국시대를 간단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70개의 주제와 지도로 요약한 점이다. 또한 3대 명장을 비롯해 다케다 신겐, 우에스기 겐신 등 주요 다이묘들이 처한 지정학적 배경을 바탕으로 합종연횡의 전략과 승자·패자가 나뉘는 대표적인 전투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방대하고 복잡한 스토리 구조를 단순화시키고, 인물과 사건의 지정학적 배경을 지도와 도해로 시각화시켜 독자들이 쉽게 전국시대를 파악하도록 돕고 있다.

이 책에서도 16세기의 대항해 시대가 일본의 전국시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입체적으로 분석한다. 16세기 중반 포르투갈이 규슈 남단을 통해 전해준 화승총은 전국시대의 주도권이 오다 노부나가에게 넘어가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노부나가가 대량으로 생산한 화승총을 이용해 1575년 나가시노 전투에서 무적의 다케다 기마대를 섬멸한 이야기는 무척 유명하다. 그리고 일본을 통일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화승총을 앞세워 파죽지세로 조선을 초토화한 임진왜란도 우리에게는 뼈아픈 역사다.

전국시대 전란의 와중에도 각국의 다이묘들이 앞다투어 기독교에 귀의하거나 선진문물 수입하는 등 부국강병을 위해 앞장섰다. 당시 포르투갈과 에스파냐의 선교사들이 전파한 서양의 기독교와 문명은 중세 일본의 중앙집권적 봉건 체제를 구축하는 데 영향을 미쳤고, 나중에 메이지유신을 통해 근대화로 나아가는데 주춧돌 역할을 한다. 305쪽, 1만6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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